쫄깃한 어묵 한덩이에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이 돌아왔다. 워킹맘 김민수(38)씨도 퇴근 때면 아이들을 위해 길거리에서 파는 어묵을 간식용으로 사다 먹이곤 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출처가 불분명한 저가의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맘에 걸려 마트에서 ‘간식용 어묵’을 직접 사서 요리해줬다. 집에서 친숙한 반찬으로 먹는 어묵을 간식과 요리용으로 대체한 것이다.
가정에서 어묵을 고급 간식으로 먹을 수 있게 된 건 좋은 원료를 사용하고 밀가루나 합성첨가물을 줄여 위생과 품질을 높인 다양한 어묵이 등장하면서 부터다. 어묵 산업이 발달한 일본의 경우 간식용 어묵시장이 이미 전체 어묵시장의 30%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국내에서는 풀무원이나 CJ제일제당, 사조대림 등의 식품업체들이 생선살을 주원료로 프리미엄 어묵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국내 어묵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400억원, 올해는 약 2700억원으로 시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프리미엄 어묵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4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풀무원은 최근 데우지 않고 생으로 먹는 어묵인 ‘알래스칸특급’ 12종을 출시하고 프리미엄 어묵시장에 진출했다. 바로먹는 간식겸용으로, 알래스카 자연산 A등급 이상의 명태 연육만을 사용하고 여러 합성첨가물과 밀가루를 첨가하지 않았다. 최근 강남, 분당, 목동 등 주요 백화점에서 주부들의 입소문을 타고 일 평균 1000개 이상 팔려나가고 있다.
한편, 국내 어묵시장의 약 68%를 점유하고 있는 CJ와 사조대림도 간식용 신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튀기지 않고 찌고 구운 ‘더(THE) 건강한 어묵’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핫바 형태의 간식 어묵인 ‘가마보꼬’와 스테이크형 어묵 ‘사츠마아게’도 출시했다.
사조대림 역시 지난 8월 프리미엄 어묵 ‘쉐프덴(Chefden)’을 새롭게 론칭했다. 조리법을 간편화해 간식이나 술안주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으며, 고구마, 떡, 햄 등을 어묵과 함께 말거나 어묵 속에 채운 독특한 모양이 특징이다.
어묵의 원조 격인 부산어묵도 이색 간식어묵 제품들을 앞세워 서울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또 삼진어묵은 이달 30일까지 롯데백화점 본점에 삼진어묵베이커리 팝업스토어를 열고 어묵고로케를 포함해 다양한 어묵을 판매한다.
풀무원 어육사업부 김성모 부장은 “맛과 품질을 높인 어묵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어묵시장의 빠른 확대가 예상된다”며 “어묵은 반찬이나 길거리 음식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간식용 어묵 시장을 확대해 새로운 소비층을 공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