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28일 '유료방송 규제체계 정비법안'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하면서 '합산규제' 안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점유율 규제를 받지 않는 위성방송 사업도 IPTV와 함께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합산규제’ 법제화 논의는 KT와 케이블TV사업자(SO) 업계의 정면 대립을 재점화시켰다.
우선 전국 케이블TV사업자(SO)와 IPTV업계(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는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반기며 유료방송 가입자의 특수관계자 합산규제 개정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는 강고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 연합은 27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방송다양성을 위한 점유율 합산규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며 "KT 특혜 철폐와 유료방송 독점이 차단돼야 공정경쟁 환경이 조성된다"고 주장했다.
현행 방송법은 유료방송 시장에 대해 '가입자 3분의1 초과 금지'를 적용해 시장 독과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항에 위성방송은 규제미비로 제외돼 있어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을 운영하는 KT에게 유리한 상황이라며 규제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실제 IPTV와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까지 합한 KT 가입자는 연내 33%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합은 "이 같은 상황에서 법 개정 논의까지 진행돼 왔지만 KT그룹은 전방위 공세를 통해 법 개정을 방해하고 있다"며 "이는 케이블사업자, 다른 IPTV사업자들이 받고 있는 3분의 1 규제를 회피하고 유료방송 시장을 독과점하기 위한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도 KT는 통신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IPTV 및 위성방송을 헐값에 제공하는 마케팅을 일삼으면서 유료방송 시장을 황폐화시키고 있다"며 "유료방송시장 마저 독과점 된다면 콘텐츠 시장까지 마음대로 유린할 수 있는 절대 권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KT그룹은 법안 미비에 따른 특혜를 유지하기 위해 소모적 공세를 중단하고, 당당하게 유료방송 시장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협조해야 한다"며 "국회는 반드시 연내에 합산규제 법안을 통과시켜 지리한 논쟁을 종식시켜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KT는 합산규제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과잉 규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KT 측은 "KT 스카이라이프와 케이블TV는 전송기술이 다르고, 서비스 성격(SO는 양방향, 스카이라이프는 단방향)도 다르다"라며 "동일서비스 동일규제를 하려면 우선 SO의 지역보도채널을 없애는 등 모든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합산규제는 KT그룹만을 표적으로 한 처분적 법률로 위헌소지를 안고 있다"며 "또 합산규제가 시행되면 기업간 경쟁과 소비자 결정권을 침해함은 물론 대형 SO와 SKB, LGU+ 등 재벌 계열 사업자들만 유리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는 현재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이 각각 발의한 방송법 및 IPTV법 개정안 처리를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