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롯데에 청량음료 선물한 김효주 [기업과 스타]

입력 2014-12-0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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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골프천재 김효주가 스포츠마케팅으로 우여곡절을 겪던 롯데에 청량음료를 안겼다. (KLPGA)

쉿! 이건 은밀한 이야기다. 기업과 스타가 만난 자리엔 늘 은밀한 거래가 있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이 오간다. 바로 스포츠마케팅이다.

올 한해 기업들의 스포츠마케팅을 결산해보면 롯데만큼 우여곡절이 많은 기업도 없다. 롯데는 야구와 골프, 농구, 동계 스포츠 등을 통해 스포츠마케팅을 전개했다.

무엇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수난을 겪었다. 58승 69패 1무(승률 0.457)로 7위에 머물며 부진, 김시진 감독의 자진 사임 뒤 후임 임명 과정에서 선수단과 구단이 적잖은 마찰을 빚었다. CCTV 사찰 논란은 한국 프로 스포츠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고, 자유계약(FA) 선수 3명(장원준·김사율·박기혁)은 전부 롯데를 등지고 떠났다.

하지만 이 모든 굴욕을 한방에 날려준 선수가 있었다. 10대 골프천재 김효주(19)다. 롯데와 김효주는 참으로 묘한 인연을 타고났다. 2012년 4월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개막전 롯데마트 여자오픈에 아마추어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김효주는 프로 선수들을 모조리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바로 그것이 김효주가 롯데 모자를 쓰게 된 계기다.

당시 김효주의 플레이를 현장에서 지켜본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은 가능성을 직감, 신동빈 회장에게 적극 추천하면서 롯데그룹과 계약이 이루어졌다.

롯데의 골프 마케팅은 2000년대 후반부터 이루어졌다. 2009년부터 KLPGA MBC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을 개최했고, 2011년에는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이 시작됐다. 그리고 2012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이 개최되고 있다.

하지만 김효주만큼 짭짭할 재미는 없었다. 계열사인 롯데마트와 하이마트는 올 시즌 단 1승의 주인공도 탄생시키지 못했다. 특히 권지람(20), 김소이(20), 김현수(22), 박유나(27), 장수연(20), 홍진희(23) 등으로 구성된 롯데마트는 장수연이 상금순위 12위(3억3118만원)에 오르는 데 만족했다.

김효주는 2012년 롯데마트 여자오픈 우승 이후 그해 6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산토리 여자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라 한국과 일본 프로무대에서 우승한 첫 아마추어 선수가 됐다. 한국과 일본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롯데로서는 김효주만한 선수가 없었다.

지난해에는 단 한 차례의 우승컵도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평균타수(71.24)와 톱텐피니시율(66.67%) 1위, 상금순위 4위(4억6468만원)를 차지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올해는 다승왕(5승)과 상금왕(12억897만원), 대상(610포인트), 최저타수상(70.26타)을 휩쓸며 4관왕 영예를 안았다. 특히 김효주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 내년 LPGA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김효주의 몸값 재평가에 쏠리고 있다. 2012년 10월 연 계약금 5억원에 롯데와 2년 계약한 김효주는 올해를 끝으로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따라서 롯데와 김효주의 재계약 성사 여부와 금액이 관심사다.

그러나 김효주를 놓을 이유가 없어진 롯데는 연 계약금 12억원에 사실상 계약이 이루어졌다. 특히 김효주는 LPGA투어와 국내 무대를 병행할 예정이어서 해외 진출로 인한 홍보 효과 반감 우려도 없어졌다. 롯데의 스포츠마케팅 사상 가장 성공한 사례로 손꼽히는 김효주가 이번에는 얼마짜리 카드를 꺼내들지 그 은밀했던 협상이 곧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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