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501오룡호’는 어획물 처리실에 이어 바로 아래에 있는 기관실이 침수되면서 통제불능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사조산업 트롤어선을 타고 7년간 베링해에서 조업했다는 전직 선원에 따르면 기관실은 선원들이 자주 오가느라 보통 출입문을 열어 놓기 때문에 어획물 처리실이 침수되면서 바로 아래 기관실로 물이 흘러갔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기관실이 침수되면 발전기가 멈춰 선박 전원 공급이 끊겨 엔진이 정지되고 선내 전등도 모두 꺼지는데, 엔진이 죽으면 프로펠러가 정지되고 배는 운항 불능상태가 되고 이런 상황에서 좌우에서 강한 바람과 함께 파도를 맞으면 배는 한쪽으로 급격하게 기울고 침몰하기 마련이라는 게 전직 선원의 전언이다.
오룡호 선장은 마지막 교신에서 “어획물 처리실에 물이 들어와 어느 정도 물을 뺐는데 다시 물이 차 뱃머리를 돌렸는데 배가 기울어서 다시 돌린다”고 했다. 또 잠시 뒤 “선박이 전부 소등된 상태”라고 말했다.
오룡호 선사인 사조산업은 “어획물을 넣으려고 배 뒤쪽에 있는 처리실 해치를 열었는데 파도가 치면서 많은 양의 물이 들어왔지만 배수가 되지 않아 배가 기울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