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인생 20년을 맞은 이승엽(38·삼성)이 사상 최초로 개인 통산 9번째 황금장갑을 손에 넣었다. 밴헤켄(35·넥센)은 외국인으로는 5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승엽은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지명타자 부문에서 유효표 321표 중 301표(93.8%)를 얻어 홍성흔(두산·12표)과 나지완(KIA·8표)을 제치고 수상했다. 개인 통산 9번째(1루수 7회, 지명타자 2회) 골든글러브를 거머쥔 이승엽은 한대화(전 쌍방울), 양준혁(전 삼성) 등을 제치고 최다 수상자에 올랐다.
이승엽은 지난해 부진한 성적(타율0.253·13홈런·69타점)으로 노쇠했다는 혹평을 받았지만 올 시즌 타격폼 수정으로 전성기 기량을 되찾았다. 타율0.308·32홈런·101타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통합 4연패를 달성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이승엽은 “올해로 프로야구 인생 20년을 맞았는데 뜻깊고 고마운 선물을 받았다”며 “두 아들에게 한 마디 하겠다. 아빠 상 받았다. 그리고 아내 이송정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수 부문은 밴헤켄이 278표(86.6%)를 얻어 밴덴헐크(삼성·34표)·손승락(7표·넥센) 등을 여유있게 제치고 수상했다. 밴헤켄은 올해 31경기에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하며 2007년 리오스(두산·22승) 이후 7년 만에 20승에 성공했다. 외국인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것은 2009년 로페즈(KIA) 이후 5년 만이다.
유격수 사상 최초로 40홈런을 달성한 강정호(넥센)는 올해 최다 득표율인 95%(305표)로 수상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서건창(넥센)도 91%(292표)의 높은 득표율로 2루수 부문을 차지했다. 3루수 부문에서는 후보에만 4차례 올랐던 박석민(삼성·162표)이 다섯 번째 도전 만에 황금장갑을 꼈다. 가장 치열했던 포수 부문에서는 양의지(두산·118표)가 이지영(삼성·103표)을 15표차로 제쳤다. 외야수 부문에서는 최형우(삼성·230표)·나성범(NC·216표)·손아섭(롯데·203표)이 수상했다.
※2014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수상자 명단
▲투수 앤디 밴헤켄(넥센) ▲포수 양의지(두산) ▲1루수 박병호(넥센) ▲2루수 서건창(넥센) ▲3루수 박석민(삼성) ▲유격수 강정호(넥센) ▲외야수 최형우(삼성)·나성범(NC)·손아섭(롯데) ▲지명타자 이승엽(삼성) ▲페어플레이상 손승락(넥센) ▲사랑의 골든글러브 김광현(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