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애물단지였던 시스템LSI사업부가 내년 흑자 전환하며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14나노 핀펫 양산을 시작하며 시스템반도체 실적 회복의 시동을 걸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경기도 기흥공장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공장에서 14나노 핀펫 양산을 위한 웨이퍼를 투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위탁생산(파운드리)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부터 주요 고객사에 모바일 AP를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
AP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에서 애플리케이션 실행 기능을 수행하는, 스마트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14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하면 기존 20나노 공정과 비교해 전력 소모량은 30% 줄어드는 반면 성능은 20% 이상 향상된다. 10나노대 공정을 갖춘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지난 2010년 ‘갤럭시S’부터 자체 AP를 탑재하며 성장세를 나타내던 삼성전자의 AP는 지난해 초 내놓은 ‘엑시노스5 옥타’가 LTE-A 지원 문제로 자사 스마트폰에 탑재되지 못하면서 하향세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4’와 ‘갤럭시노트3’, 올해 상반기 선보인 ‘갤럭시S5’에는 모두 미국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탑재됐다.
파운드리 매출이 크게 줄어든 점도 시스템반도체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전체 파운드리 매출의 약 80%로 추산되는 애플용 모바일 AP 위탁생산 물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시스템LSI사업부 실적도 함께 급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사업부 영업이익은 지난해 감소세를 지속, 올해 들어 적자로 돌아섰다. 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수십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시스템LSI사업부는 2~3분기 적자 규모가 3000억~5000억원대 규모로 급증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14나노 핀펫 양산 시작을 통해 시스템LSI사업부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본격화한다. 업계에서는 내년 3월 출시 예정인 애플의 스마트워치 ‘애플워치’에 사용된 ‘S1’, 내년 하반기 출시가 점쳐지는 애플의 차기 아이폰에 적용될 ‘A9’ 등의 양산을 전망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 퀄컴과 AMD도 삼성전자의 잠재적 고객군으로 평가된다.
반도체부문 실적을 떨어뜨렸던 시스템LSI사업부가 내년 3분기경 흑자로 돌아서면 반도체부문의 장기적인 실적 상승세가 가능할 전망이다. 시스템반도체가 메모리반도체 대비 시장 규모가 세 배 이상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스템과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는 매출 기준으로 각각 593억6600만 달러와 193억4700만 달러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다수 고객사들과 공급 관련 협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 초 양산 및 공급이 본격화되면 상반기 이후 의미있는 실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