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대부분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아이디(ID)와 비밀번호(PW)만으로 신용카드를 통한 물품 구매가 가능해진다.
지난 3월 대통령이 규제 개혁을 강조하며 '천송이 코트'를 처음 언급한 이후 9개월만에 온라인상의 간편결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셈이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카드를 비롯해 대부분의 카드사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시 인증 절차가 필요없는 결제시스템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원클릭' 서비스를 29일부터 운영한다.
현재는 온라인에서 결제시 본인임을 확인하는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고 나서 결제 금액이 30만원을 넘으면 문자메시지(SMS)나 전화자동응답장치(ARS) 등을 통해 추가 인증을 해야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신한카드는 29일 오후부터 모든 쇼핑몰에서 '간편결제 아이디' 입력만으로 카드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를 시행한다.
신한카드 고객은 자신의 컴퓨터(PC)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물건을 살 경우, 사전에 등록했던 '아이디'만 입력하면 카드 결제로 물건을 살 수 있다.
삼성카드도 감독당국의 심사가 끝나는 29~30일부터 아이디와 패스워드만 입력하면 모든 쇼핑몰에서 결제가 가능해진다.
결제 보안성 강화를 위해 고객이 지정한 컴퓨터에서는 SMS인증 등의 추가 인증 절차가 필요없다.
현대카드는 이르면 30일부터 결제 금액에 상관없이 아이디와 패스워드 입력만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대카드로 결제 가능한 4만개 이상의 가맹점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30일부터 일부 가맹점을 대상으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점차 가맹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카드도 늦어도 31일까지 7만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ID·PW 결제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비씨카드는 앞서 지난달부터 G마켓, 옥션, 11번가 등 12개 가맹점에서 로그인 후 카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결제 가능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롯데카드도 지난 18일부터 국내 대형 온라인몰에서 로그인만 하면 추가 인증 절차가 필요없는 결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고객이 처음 1회 결제정보를 등록하면 롯데닷컴 등 롯데그룹사와 G마켓, 옥션 등 국내 주요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추가 아이디나 패스워드 입력없이 결제할 수 있다.
이로써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드라마 속 의상을 사기 위해 한국 인터넷쇼핑몰에 접속했지만 공인인증서 때문에 구매에 실패했다"고 언급하고 나서 9개월 만에 온라인상에서 추가 인증이 필요없는 결제가 사실상 전면적으로 가능하게 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월에는 "중국이나 다른 외국같이 우리나라도 온라인 시장에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결제시스템을 도입하지 못하면 외국업체에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대책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5월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시 필요했던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가 없어졌고, 지난 7월에는 공인인증서 외에 휴대전화 인증 등 손쉬운 인증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인증체계가 추진됐다.
이후 30만원 이상 온라인 결제에 대해서는 휴대전화 인증 등 별도 대체 인증 절차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그런 인증이 없어도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국의 규제 철폐와 함께 카드사들의 발 빠른 간편결제 서비스 도입으로 앞으로 고객들이 좀 더 편리하게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