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SM 1000억 투자설…텐센트, 국내 게임사들 지분 매입
중국이 드라마, 영화, K팝, 게임 등 콘텐츠 업종을 비롯해 이와 연계한 패션, 음식 업종까지 ‘한류 기업’을 쇼핑백에 쓸어담고 있다. 특히 콘텐츠와 패션분야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 지고 있다. 한류가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진출하는 길목을 텄다는 평가가 절대적이지만, 일각에서는 한류의 주도권을 중국에게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차이나머니, 한류 콘텐츠 호시탐탐 노린다 =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 본토를 들썩이게 한 이후, 우리 국민들도 ‘한류 파워’를 실감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자본은 드라마, K팝, 게임, 극장 분야에 깊숙이 침투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11월 중국 공연기획사인 주나인터내셔널이 드라마 ‘올인’, ‘주몽’ 등으로 초기 한류를 주도했던 초록뱀미디어를 인수한 건을 들 수 있다. 또 중국 ‘소후닷컴’도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김수현 소속사 ‘키이스트’에 150억원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지분에 참여했다.
극장업 역시 마찬가지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메가박스 매각 본입찰에 중국계 기업 3곳이 참여했다. 메가박스는 브랜드 가치 뿐만 아니라, 서울 강남 코엑스몰 지점 등 쇼핑의 최대 중심지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이 있는 만큼 꾸준한 러브콜을 받을 전망이다.
K팝에 대한 중국자본 공습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팝 한류의 선봉대에 서있는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는 상당히 구체적으로 중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중국 전자상거래 1위 기업 알리바바가 SM에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는 소문이 확산하기도 했다. 비록 SM 측은 투자결정 소문에 대해서는 부정했지만, 중국 기업과의 제휴나 협력 방안을 논의중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중국 IT 거인들이 플랫폼을 강화하는 추세이지만 플랫폼에 넣을 만한 질좋은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을 미뤄볼 때 한류 콘테츠 제작업체에 대한 투자는 더욱 발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분석된다.
◇텐센트, 한류 게임에 1년간 7000억원 투자 = 게임도 한류를 제대로 탔다. 업계에 따르면 텐센트는 국내 게임사에 지난 한해 동안만 무려 70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텐센트는 한중 FTA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초 국내 모바일 게임사 ‘네시삼십삼분’에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넣고 지분 25%를 넘겨 받았다.
또 같은해 3월에는 CJ게임즈(현 넷마블게임즈)에 5300억원을 출자했고, 모바일게임 ‘아이러브커피’를 만든 파티게임즈에도 200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이보다 앞선 2012년에는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하기도 하며 한류 콘텐츠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옷과 음식에 ‘한류 스토리’ 담아라 = ‘전지현 귀고리’, ‘김수현 점퍼’, ‘별그대 치킨집’, ‘김희애 화장품’…. 한류 스타들의 스토리가 담긴 우리나라 의류와 화장품, 음식들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패션 분야가 성공적이다. 2012년 중국 기업 디샹으로 인수된 아비스타는 27억 원에 불과하던 영업이익이 2년만에 4배까지 치솟았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재가 많은 중국에 직접 진출하는 게 어려워 중국기업과 손을 잡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중국투자에 지나치게 기댈 경우 한류의 주도권과 부가가치를 중국 기업이 틀어쥐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