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와 갈등이 한국경제 망칠 수 있다”

입력 2015-01-05 11:3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강만수 두번째 회고록 ‘현장에서 본 경제위기 대응실록’ 펴내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70)이 갈등 상황이 증폭되는 우리 현실을 비판했다. 합리적인 이성과 법치가 아닌 질투와 갈등이 한국 경제의 미래를 망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회고록은 2005년에 이은 두 번째로, 모두 정부의 경제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5일 출간되는 그의 회고록 ‘현장에서 본 경제위기 대응실록-아시아 금융위기에서 글로벌 경제위기까지’(삼성경제연구소 출판)에서 그는 한국 현실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담았다.

그는 일본 경제학자 다케우치(Takeuchi Yaso)의 ‘정의와 질투의 경제학’ 일부를 책에 인용해 질투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언급했다. “질투는 때때로 정의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 10억엔을 번 부자에게 9억엔의 세금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왜곡된 정의는 질투의 산물이고, 질투의 산물은 능력 있는 사람과 경제 활력의 해외 유출을 초래하고 결국 남아 있는 가난한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어리석은 결과를 가져온다”며 경제를 망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강정마을’ 사건에 대해서도 “자기들이 결정한 군사 항구 건설을 자기들이 반대하는 ‘강정마을’은 대의정치를 무너뜨렸다”며 비판했다. 또 언론과 정치가 과정을 무시한 채 문창극 총리 후보가 청문회를 하기도 전에 사퇴를 시켰다고 언급했다.

그는 “위기의 한복판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남겨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책을 썼다”며 집필 이유를 밝혔다. 이외에 한·미 통화 스와프(교환) 성사, 법인세 감세정책 등의 내용도 상세하게 공개하면서 성장 경제, 균형 사회, 개방 국가 등 3대 전략을 공격적으로 구사해야 우리 경제가 내리막길을 걷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 전 장관은 2005년 펴낸 회고록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에서 정부와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모두 외환위기를 목전에 둔 96년까지도 무지갯빛 청사진을 내놓는 등 ‘헛소리’를 남발했고, 96년 5월 KDI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세계 6대 교역국 성장 구상에 대해선 ‘헛소리의 백미’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제일은행 매각과 관련, “당시 IMF의 권고대로 전액 감자 후 매각이나 청산을 했더라면 15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가 권고를 따르지 않아 결국 인수자였던 뉴브리지캐피털에게 “부실이 많으면 정부에 넘기고, 부실이 적으면 먹는 ‘꽃놀이 패’를 제공한 셈”이라고 비판하는 등 97년 말 외환위기 당시의 이면 비화를 중점 소개한 바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