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정, 공효진이 연극 무대에서 제대로 저력을 발휘했다. TV나 스크린에서 남다른 개성과 설득력으로 무장한 연기를 보인 강혜정과 공효진이 서울 대학로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서울 DCF대명문화공장 1관에서 상연 중인 연극 ‘리타 Educating Rita(이하 리타ㆍ연출 황재헌)’가 지난 14일 관객 수 2만명을 돌파했다.
타이틀롤을 맡은 강혜정과 공효진이 더블 캐스트로 무대를 꾸미는 ‘리타’는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진 주부 미용사 리타가 평생교육원에 입학하여 그곳에서 권태로운 삶에 빠져있던 프랭크 교수를 만나 서로를 변화시켜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강혜정과 공효진은 무대 위에서 진중하거나 발랄함을 오가는 팔색조 연기를 펼쳤다.
각기 다른 매력의 두 사람이 120분 간 펼치는 몰입도 높은 연기에 매회 객석점유율 97%를 기록하며 400석에 빽빽이 들어찬 관객의 높은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연극에 첫 도전하는 공효진과 두 번째 도전하는 강혜정은 지난해 12월 개막 초반, 관객 장악력이 떨어진다거나 무대 연기가 설익었다는 부진한 평가를 딛고 금세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제작사 수현재컴퍼니 박혜숙 팀장은 관객층에 대해 “20대~30대, 그리고 간혹 40대까지 골고루 관람을 하고 있다. 당연히 여자관객층이 많지만 다른 마니아 공연처럼 극도로 여자 관객에 치우쳐있지 않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우선 평소 연극무대에서 보기 힘든 공효진, 강혜정 배우의 출연이 공연 마니아뿐 아니라 연극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일반관객까지 예매를 하도록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메시지가 담겨 생각해볼만한 작품성 있는 공연으로 입소문이 나 많은 관객이 찾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1980년 영국에서 초연된 원작 연극은 노동자 집안 출신으로, 미용사, 창고 노동자로 일하다 야간 교육대학을 다니며 뒤늦게 작가가 된 윌리 러셀이 집필했다. 1984년 영화로 각색돼 골든 글로브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1991년 국내 초연 이후 최화정, 전도연, 이태란 등이 연극무대를 거쳐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