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된 맥도날드 돈 톰슨 CEO가 실패한 이유는?

▲돈 톰슨 맥도날드 CEO. 출처 블룸버그

맥도날드에서 25년 잔뼈가 굵은 돈 톰슨 최고경영자(CEO)가 씁쓸하게 회사를 떠나게 됐다. 맥도날드는 28일(현지시간) 돈 톰슨 CEO가 3월 1일 부로 퇴임하고 후임으로 스티브 이스터브룩 수석부사장 겸 최고브랜드책임자(CEO)가 온다고 발표했다.

맥도날드가 지금까지 거둬왔던 성공과 그 성공을 이끌었던 시스템이 톰슨 CEO에게는 족쇄가 됐다고 29일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맥도날드는 세계 최대 레스토랑업체로 미국 전역에 1만4000개, 전 세계에 3만6000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맥도날드 임원들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같은 맛을 보장해주는 회사의 시스템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감자튀김을 어디에서 팔든 정확히 똑같은 시간에 조리되고 햄버거 패티 두께와 맛도 일정하다. 너무 많은 변화는 이런 시스템을 깰 수 있고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항상 시스템을 유지하는 쪽이 이겼다. 이것이 바로 문제라고 통신은 꼬집었다. 자신의 시스템이 거대한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변화에 소극적이 됐다는 것이다.

톰슨은 지난 2년 6개월 동안 CEO로 있으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맥도날드가 간단한 치킨맥랩이라는 메뉴를 개발하는 데도 2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통신은 꼬집었다. 그 사이에 치폴레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자주 찾는다는 파이브가이즈, 서브웨이 등이 더 신선하고 건강해보이는 음식들로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판매가 감소하면서 톰슨 CEO도 시스템에 변화를 꾀하려 했다. 그러나 그 변화는 너무 느리고 소비자들의 취향과도 거리가 먼 것이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고객들이 맥도날드에 바랐던 것은 에그맥머핀 등 인기있는 아침메뉴를 하루 종일 파는 것이었다. 톰슨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2013년 4월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나 타코벨이 아침을 팔기 시작했을 때 맥도날드는 여전히 아침에만 에그맥머핀을 제공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시스템이 이런 조그만 변화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톰슨 CEO가 현지 음식을 논했을 때 이것은 현지에서 생산된 신선한 음식이 아니라 현지인 식습관과 관련된 음식이었다. 예를 들어 뉴저지에서는 모짜렐라치즈 스틱을, 텍사스에서는 초리조소세지 샌드위치를 파는 식이다. 이는 웰빙을 추구하는 젊은 층의 취향과는 맞지 않았다.

이에 블룸버그는 톰슨 CEO가 25년간 맥도날드에서 일하면서 그 자신 또한 회사 시스템의 산물이 된 것은 아니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