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영화 '택시'로 14일(현지시간) 제65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을 거머쥐었다.
이는 2회 연속 아시아권 영화가 베를린영화제의 최고 타이틀을 차지하는 기록이라 눈길을 끈다. 지난해에는 중국 영화 '백일염화'가 황금곰상을 차지했다.
이번 수상작 '택시'는 파나히 감독이 스스로 노란색 택시를 몰고 다니며 테헤란의 다양한 승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일상을 담았다. 택시 요금 계기판에 모바일 카메라를 달고 영화를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파나히 감독은 2000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고, 2006년과 2013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영화제에서 이미 명성을 얻었다.
한편 이날 한국영화로 단편부문에서 경쟁한 나영길 감독의 '호산나'가 단편 황금곰상의 영예를 안았다.
'호산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작품으로, 33세의 나 감독이 아프거나 다친 마을 사람들을 치유하고 죽은 자들을 되살리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삼아 연출한 작품이다. 상처나 낫거나 되살아난 사람들은 되풀이되는 삶의 번뇌에 고통스러워하면서 소년에게 저주와 욕설을 퍼붓지만, 소년은 말없이 이들을 계속 치유하고 살려낸다는 스토리다.
나 감독은 "소년의 모습을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구원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