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결제액이 지난해 14% 가까이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대체휴일제 시행으로 해외여행이 늘고, 원화강세로 외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소위 ‘해외직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4년중 지급결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결제액은 250억으로 전년의 220억원에 비해 13.8% 증가했다. 관련 수치가 집계된 2007년(121억원) 이후 역대 최대다.
반면 외국인을 제외하고 한국인이 국내에서 사용된 신용카드 결제액은 같은 기간 3.0% 늘어나는 데 그쳤다.
거주자의 해외 신용카드 결제액 증가율을 보면 금융위기의 여파가 이었던 2009년(-12.4%)을 제외하고 꾸준히 10%가 넘는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오태희 한은 금융결제국 과장은 “지난해 대체휴일제를 시행하면서 연휴가 늘었고, 또 하반기에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항공료가 내리면서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이와 함께 원화가 절상되면서 해외물품 구매비용이 하락한 것 등도 신용카드 해외사용이 큰폭으로 증가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체크카드 결제액 18.3%↑…“번만큼 만 쓰자” = 지난해 전체 카드 결제액은 일평균 기준 1조73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5% 증가했다. 이중 체크카드(3120억원)가 전년비 18.3%나 늘어 눈에 띈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결제액은 일평균 1조4160억원으로 전년비 3.1%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발급장수를 보더라도 체크카드는 지난해말 기준 1억875만장이 발급돼 신용카드(9232만장)를 두배 이상 상회했다. 체크카드 발급장수는 2013년말 신용카드를 추월했다.
전법용 한은 금융결제국 팀장은 “신용카드에 비해 높은 세제혜택과 함께 소비자들 스스로가 소득범위 내에서 소비하려는 경향이 확대된 것도 체크카드 이용이 증가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카드 건당 결제액 역대 최저 = 카드 결제액이 갈수록 소액화 되고 있다. 신용카드의 지난해 건당 결제액은 4만6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000원 줄었다. 2011년(5만5000원) 이후 줄곳 감소세다. 체크카드의 건당 결제액도 2만6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2000원 감소했다. 역시 2011년(3만7000원)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오태희 과장은 “편의점, 음식점, 홈쇼핑 등 생활밀착업종에서의 카드사용이 보편화되고 있다”며 “카드가 결제수단으로 경쟁력이 높음에 따라 자주 사용되는 것은 물론 낮은 금액의 물품을 사는데도 사용된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현금이 아닌 지급결제 수단의 이용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비현금 지급수단에 의한 결제액은 일평균 314조원으로 전년비 4.6% 늘었다. 이는 전년의 1.9% 증가세보다 확대됐다. 카드사용 보편화와 함께 계좌이체, 인터넷뱅킹, 펌뱅킹 등 전자지급수단이 늘어난 것이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