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 LG화학의 미래” 여수산단 LG화학 공장 가보니

입력 2015-03-0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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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여수공장 전경.(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여수공장 내 NCC(Naphtha Cracking Center) 공장 분해로에 설치된 어른 손바닥만한 해치를 열자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분해로 안쪽은 온통 시뻘건 열기로 가득했다. 불길 사이로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된 구불구불한 파이프가 보였다. 안내를 맡은 NCC공장 기술팀 변용만 부장은 “파이프 안으로 지나가는 납사를 에틸렌 등의 기초유분으로 분해하는 과정”이라며 “분해로 안의 현재 온도는 약 830도”라고 말했다.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LG화학 여수공장을 27일 방문했다. 약 290만㎡ 규모의 부지에 세워진 여수공장은 2014년 기준 연간 매출 8조원으로 LG화학 전체 매출의 약 35%를 책임진 핵심 사업장이다. 1976년 5000t 규모의 PVC(폴리염화비닐) 생산공장에서 시작한 후 연평균 22%씩 성장해 지금은 900만톤의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LG화학 여수공장은 용성단지와 화치단지, 적량단지로 나뉘어 있다. 이 중 용성단지에는 NCC 공장과 SAP(고흡수성수지)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NCC 공장은 LG화학이 생산하는 석유화학 제품들의 시발점이 되는 에틸렌과 폴리에틸렌, 부타디엔, 톨루엔 등의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이곳에서 만든 기초유분으로 제품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쉬는 날 없이 일년 내내 가동된다. 주조종실 직원 5명과 현장 직원 7명 등 12명이 한 조를 이뤄 근무한다. 주조종실에서는 40여개의 모니터를 통해 약 1만2000개에 달하는 계기값을 살펴가며 생산라인을 운전한다. 현장 근무 직원들은 혹시 모를 이상이 없는지 살핀다.

NCC공장의 기술력은 에너지 소비량이 얼마나 적은가에 따라 갈린다. 공정의 특성상 에너지 소비가 많기 때문이다. 1kg의 에틸렌을 생산하는데 소비되는 에너지 양을 ‘에너지 원단위’라고 하는데, LG화학 NCC 공장은 전 세계 NCC 공장의 평균 에너지 원단위인 7500의 절반 수준인 3000대를 달성했다.

LG화학 NCC 공장장인 김영환 상무는 “에너지 사용량을 줄였다는 것은 곧 생산원가 절감을 의미한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 NCC 공장은 공정에서 발생한 가스를 이용해 전기도 생산하고 있다. 이 중 자체 소비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인근 발전소에 판매한다. 지난해 10월까지 총 4기의 GTG(가스터빈발전기)를 설치해 시간당 약 100MW의 전기를 생산해내고 있으며 이 중 35MW를 한국전력에 판매하고 있다. 이를 통한 추가 수익은 월 30억원에 달한다.

▲LG화학 여수공장 SAP(고흡수성수지) 실험실 직원들이 SAP의 수분 흡수력을 측정하고 있다.(사진제공=LG화학)

NCC공장과 함께 용성단지 안에 위치한 SAP 공장은 다른 석유화학공장과 다르게 모든 설비에 외벽이 설치돼 있었다. 기저귀나 여성용품, 방수제 등에 쓰이는 SAP의 특성상 피부에 닿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먼지나 벌레 같은 이물질의 유입을 막기 위함이라고 한다.

LG화학은 2008년 SAP 사업에 진출한 후 2년 주기로 공장을 늘려 왔다. 현재 여수산단에는 3개의 SAP 공장이 가동 중이며, 올 하반기 시운전을 목표로 제4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연간 28만t의 SAP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세계 시장 점유율 12%로 세계 4위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SAP의 핵심은 수분 흡수력이다. 생산공장 근처에 있는 실험실 벽에 ‘온도 24도, 습도 40%’라고 표시된 계기판이 보였다. SAP가 어느 조건에서 가장 수분 흡수력을 발휘하는지 찾아내기 위해서다. 원심분리기에서는 수분 저장능력을 측정 중이었고, 압력 측정기에는 아기가 기저귀를 깔고 앉은 경우를 가정한 실험이 한창이었다. 실험실 직원이 2g의 SAP 분말을 200g 의 물이 담긴 비커에 털어넣자 30초도 지나지 않아 물이 분말에 흡수돼 말랑말랑한 젤리처럼 변했다. 비커를 뒤집어도 물 한방울 쏟아지지 않자 실험실을 방문한 기자들 사이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LG화학에 따르면 1g의 SAP는 최대 500g의 물을 흡수할 수 있다.

송희윤 SAP 공장장은 “사업 진출 7년만에 생산하는 SAP의 9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차별화된 R&D 역량으로 독자기술 공정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구조로 여수공장을 전환하고 있다. 현재 여수공장에서 생산하는 PE(폴리에틸렌) 제품의 90% 이상과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타이렌) 제품의 80% 이상을 고부가제품으로 전환했다. 유재준 LG화학 상무는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대비해 중국 기업이 생산하지 못하는 고부가제품으로 전환한 것”이라며 “한 발 앞선 준비로 어떠한 환경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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