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과 나란히 등기임원 등재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부산롯데호텔은 신동빈 회장을 이사직에 선임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부산롯데호텔의 등기임원에 등재돼 있지 않았다. 총수 일가 중 부산롯데호텔의 등기임원으로 등재된 인물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그룹 부회장 뿐이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영자 사장은 1998년부터,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2001년부터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신 회장이 부산롯데호텔의 등기임원에 등재되면서 후계 구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롯데가(家)는 지난해 신 전 부회장이 일본 계열사에서 해임되며 경영권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어난 바 있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26일 롯데 부회장과 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 등에서 해임된 데 이어 올해 1월 8일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도 추가로 해임됐다.
다만 신 전 부회장이 아직 한국 롯데 계열사에서 경영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영권 후계 구도가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호텔롯데, 롯데알미늄, 롯데리아, 롯데건설, 부산롯데호텔 등의 국내 계열사에서 임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만이 등기임원으로 있던 부산롯데호텔에 신 회장이 14년만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며 후계 구도에서 신 회장이 앞서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부산롯데호텔의 최대주주가 일본 롯데홀딩스(지분율 46.62%)로 신 전 부회장의 입김이 강한 회사라는 점에서 신 회장의 등기임원 등재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재계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롯데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에 차례로 등기임원으로 등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롯데 지배구조에 중요한 지위에 있는 국내 계열사에 아직 등재돼 있긴 하나 신 회장이 같이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경영권 승계 작업이 시작됐다는 단초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롯데상사는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 신 전 부회장 등 오너 일가 모두가 사내이사에서 해임됐다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