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국제유가 급락이라는 위험 속에서도 회사채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국내 정유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냈음에도 현대오일뱅크만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등 대내외 악재에 효율적으로 대응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7일 3년, 5년, 7년 만기로 2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지난 20일 수요예측을 시행했다. 여기에 발행 예정액을 웃도는 4500억원의 유효수요가 몰리자 현대오일뱅크는 1500억원을 증액 발행키로 했다.
회차별 흥행 여부를 보면 500억원을 발행하려던 3년물(115-1회차)에 9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와 단순 경쟁률만 1.3대 1을 기록했다. 특히 1000억원 발행 예정이던 5년물(115-2)에는 2100억원이 몰렸다. 또 7년물(115-3)에도 1000억원을 훌쩍 넘는 1500억원의 기관 수요가 집중됐다.
기관 수요가 몰리면서 현대오일뱅크는 3년물을 700억원으로 증액했다. 1000억원씩 발행하려던 5년, 7년물도 각각 900억원, 400억원씩 늘려 1900억원, 14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각각의 물량에 대한 이자율은 115-1회는 연 2.023%, 115-2회는 2.259%, 115-3회는 2.567%이며 신평사가 제공하는 3·5·7년 만기 회사채 개별민평 수익률에 0.03~0.10%포인트를 더해 결정된다.
현대오일뱅크는 회사채로 조달하는 자금을 차환과 시설대 상환, 원유구매에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1000억원은 27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차환하고, 또 2016년 2월까지 3개월마다 만기가 도래하는 시설대 상환에 1500억원을 사용한다. 각 사채 및 시설대 이자가 4%대여서 현대오일뱅크는 이자 부담도 일부 덜게 됐다. 나머지 1500억원은 내달 중 결제하는 원유구매 대금으로 쓰인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저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해 상당 수준의 이자 부담을 덜게 됐다”며 “일각에서 외부 차입이 과중하다는 의견도 있으나 저금리 기조에 적정 수준에서 외부 차입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