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안재현이 ‘30초 무언의 눈물’로 지켜보는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지난 31일 방송된 KBS 월화드라마 ‘블러드’(극본 박재범, 연출 기민수, 제작 IOK미디어) 14회에서는 박지상(안재현), 유리타(구혜선), 주현우(정해인) 등이 전방위적인 조사, 연구, 심리전 등을 통해 이재욱(지진희)의 숨겨진 실체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블러드’에서 지상은 재욱을 직접 찾아가 자신의 부모와 정 박사 등과 함께 찍힌 사진을 들이밀며 그간 쌓인 의혹들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조목조목 따지고 들어오는 지상의 도발에도 재욱은 눈 하나 깜박 않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능수능란한 거짓말로 모든 혐의를 부정했던 상황. 하지만 지상은 재욱이 거짓으로 둘러대고 있다는 걸 간파, 오히려 이제껏 갖은 악행을 저질러온 주범이 재욱임을 확신했다.
특히 미심쩍은 독대 이후 지상은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배후가 재욱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던 상태. 영문을 모르는 리타는 재욱이 뱀파이어 바이러스 감염자라는 사실을 알고 길길이 날뛰었다. 허나 재욱이 자신의 부모를 죽였을지 모른다는 지상의 말에 리타는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이에 흥분을 가라앉힌 리타가 “괜찮아요?”라며 걱정하자, 지상이 “현우랑 똑같은 질문이네. 화가 좀 나지만 참을 만 해”라고 덤덤하게 대꾸했던 것이다.
그러나 혼자 남아 부모님의 사진을 어루만지던 지상은 그제야 말없이 눈물을 머금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의연한 척 했지만 진짜 속마음은 전혀 괜찮지 않았던 것. 때 마침 지상을 발견한 리타는 “오랜 시간 지나서 알게 됐어도...똑같을 거예요. 부모님이 떠난, 바로 그 날 아픔하구요”라며 “충분히 분노하고, 슬퍼하고 아파해요. 숨기는 게 버릇이 되면, 그러고 싶을 때 그렇게 되지 않아서 그게 너무 화가 나거든요”라는 조언으로 토닥였다. 이에 지상은 잠시나마 리타의 품에 기대, 억눌러왔던 슬픔과 아픔을 흘려보냈다.
또한, 오랜 시간 병마와 싸웠던 실비아 수녀(손숙)이 세상을 떠났다. 임종을 지키던 리타는 “가지 마세요. 조금만 더 있다 가세요”라며 마지막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터다. 평소 실비아 수녀를 가족처럼 따랐던 만큼 상실감이 남달랐던 셈이다. 실비아 수녀의 장례를 치른 후에도 리타는 “분명 좋은 데로 가셨겠죠?”라며 애써 마음을 다스리려다, 이내 지상의 어깨에 기대 하염없이 울음을 토해내고 말았다.
이후 리타는 집으로 돌아와서도 여전히 비통함에 잠겨 말문을 닫고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이런 리타를 그냥 두고만 볼 수 없던 지상은 평소 애용하던 ‘신비의 숲’이라는 컬러링 북과 색연필을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그냥 아무 거나 색칠해 봐. 그럼 아무 생각 안 나더라고”라며 참담하기만 할 리타의 마음을 위로하려 애썼다. 지상의 제안대로 그림을 색칠하던 리타는 어느새 티격태격 대화까지 나누며 비통함을 이겨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