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규칙 못 만들면 중국이 규칙 확립할 것”…아베 방미 맞춰 TPP 진행 가속화하려는 의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경계하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규칙을 만들지 못하면 중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규칙을 확립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미국 기업과 농업은 배척된다. 이는 미국의 일자리 상실을 뜻한다”고 강한 위기감을 보였다.
그는 또 민주당 내에서 TPP 반대론이 고개를 들고 공화당 의원들이 수출입은행 재인가를 하지 않을 움직임을 보이는 등 반세계화 기조가 확산하는 것도 경계했다. 그는 “그런 반대를 받아도 우리가 물러설 수는 없다”며 “좌우를 막론하고 세계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는 큰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정부는 12개국이 참여한 TPP 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중순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TPP 관련 무역협상촉진권(TPA)을 부여하기로 합의했지만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아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상원 재정위원회가 지난주 TPA를 통과시켰고 하원 세입위원회에서도 통과됐지만 이를 지지한 민주당 의원은 2명에 그쳤다.
민주당 소속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미국 최대 노조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의 리처드 트럼카 의장이 대표적인 TPP 반대 인사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에 맞춰 TPP 진행을 가속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아베와 같이 링컨기념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는 일정에 없다가 갑자기 생긴 것으로 외교 소식통들은 미일 동맹을 과시하는 한편 TPP에 힘을 보태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TPP 관련 뚜렷한 찬성 의사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피했다고 WSJ는 전했다.
그는 TPP가 무산되면 경제 방면에서 중국에 뒤쳐질 것이라는 우려를 여러 차례 표명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이 성공하고 계속해서 평화적인 부상의 길을 걷기를 바란다. 이는 세계에도 좋은 것”이라며 “단지 미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가 경쟁할 수 있는 규칙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다. 중국이 자신의 힘을 이요해 미국에 불이익이 되는 규칙을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 강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