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겁니다.” 대한민국 복싱의 전설 유명우(51)는 전망했다.
유명우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와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의 대결이 치열한 공방으로 이어진다고 내다봤다. 그는 “파퀴아오의 스타일은 예리한 창과 같고 메이웨더는 세계 최고의 방어기술을 가진 방패다”라고 밝혔다. 이어 “두 선수가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어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다. 파퀴아오는 계속 들어가고 메이웨더는 빠지면서 공격을 이어갈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파퀴아오는 플라이급(50.80㎏ 이하)에서 시작해 2010년 WBC 슈퍼웰터급(69.85㎏ 이하)까지, 링 매거진 챔피언 타이틀까지 포함해 8체급을 석권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12년 동안 체중 약 19㎏을 늘려가며 폭발적인 인파이터 스타일로 복싱계를 평정했다. 5체급 챔피언인 메이웨더는 47전 전승해 ‘무패복서’로 이름을 알렸다. 메이웨더의 방어기술인 숄더롤(어깨로 펀치를 막는 기술)은 그를 ‘최강의 방패’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창이 방패를 뚫게 될까. 유명우는 날카로운 공격기술을 가지고 있는 파퀴아오의 우세를 점쳤다. 그는 “6대 4 정도로 파퀴아오의 승리를 예상한다. 파퀴아오가 사우스포(왼손잡이), 메이웨더가 오소독스(오른손잡이)라는 점이 파퀴아오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오소독스 스타일의 복싱 선수는 사우스포를 상대하기 힘들어한다. 유명우는 “파퀴아오는 굉장히 까다로운 스타일의 사우스포다. 간결하고 강도 높은 레프트 펀치로 우위를 점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메이웨더는 방어가 능숙한 만큼 링을 넓게 활용해 아웃복싱을 펼친다. 하지만 메이웨더가 아무리 도망가도 사각의 링 속에 숨을 곳은 없다. 유명우는 “메이웨더가 공격적으로 나온다면 파퀴아오에게 유리하다.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며 “파퀴아오가 메이웨더를 로프에 몰아넣고 공격을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한방 승부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파퀴아오는 38번의 KO를 기록할 정도로 강력한 공격력을 지녔지만 단발로 경기를 끝내기보다 연타로 상대에게 충격을 주는 스타일이다. 최근 승리는 모두 판정승으로 따냈다. 그러나 재미없는 경기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유명우는 “이번 경기는 쫓는 자와 피하는 자, 인파이터와 아웃파이터의 진수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