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층ㆍ메뉴개발에 도움…치열한 경쟁은 피하는게 상책
창업을 하면서 중요한 고려요소 중 하나는 상권과 궁합이 맞는 아이템 선택이다.
아무리 좋은 상권이라도 고객층과 맞지 않는 가격대나 어울리지 않는 업종으로 승부를 하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기가 십상이기 때문이다.
100여 개가 넘는 가맹점을 운영하며 장수하고 있는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1호점을 오픈할 때 이런 '맞춤형 상권'에 입점해 안정적인 출발을 한 곳이 많다.
◆ 분식은 대학로, 트렌디 메뉴는 신촌
젊은층의 문화탈출구로 여겨지는 대학로 일대는 현재 10∼20대 초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중저가 점포와 20∼30대를 겨냥한 중고가 점포가 공존하고 있는 상권이다.
주로 운집하는 고객층이 10∼20대 젊은층이므로 가격대가 5000원 미만인 분식, 간식 업종과 인테리어나 외관에 신경 쓴 카페, 레스토랑 등의 영업이 괜찮다.
종합분식전문점의 대표격인 '김가네 김밥'도 지난 1992년 대학로에 1호점을 시작해 현재 전국 430개 가맹점을 거느린 우량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진설명>
대구지역 명물 브랜드인 ‘신(辛)’떡은 인터넷을 통해 유명세를 타면서 서울지역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지방프랜차이즈이다.
김가네 김밥은 매장 전면에서 즉석김밥을 만드는 방식을 처음 도입, 전체 김밥전문점으로 확산시키기도 했다.
패션 중심가인 신촌, 이대, 홍대입구 등에서는 가격보다 젊은층의 발랄한 감각에 얼마나 코드를 맞추느냐가 핵심 요소다.
현재 이 곳에는 한식 등 식사류 보다는 트렌드에 민감한 업종이 주로 분포하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수시로 취향이 바뀌는 젊은층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메뉴 경쟁력이 뛰어나야 한다"며 "메뉴나 시스템을 수시로 개발해 꾸준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성공에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열풍을 몰고 온 '레드망고'와 불닭 열풍을 몰고 온 '홍초불닭'은 이런 조건을 만족해 현재까지 업계 1위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레드망고와 홍초불닭은 각각 이대와 신촌에 1호점을 낸 후 20∼30대 젊은층 고객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이 두 곳은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 보완, 인테리어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해와 현재 각각 150여개의 가맹점을 출점하는 등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매운 라면 전문점 ▲테이크 아웃형 퓨전 중국음식전문점 ▲쌀국수전문점 ▲수제햄버거전문점 등 다양한 아이템들이 이 일대에 저마다 1호점과 분점을 내며 고객 마음을 잡기에 나서고 있다.
강 대표는 "대학로, 신촌 등 번화가는 젊은층이 많아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임대료가 비싸고 경쟁이 매우 치열한 곳이므로 철저한 준비와 자금 없이 섣불리 창업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가족 고객 타겟이라면 수도권 일대로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가족 고객 위주의 업종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분당, 일산 등 신도시는 젊은 부부 중심의 퓨전·웰빙 메뉴가 주를 이루고 있고 인천·부천 등은 중장년층 부부를 중심으로한 서민형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 지역은 공업단지로 인한 노동 인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창업 전문가들은 "이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제공하는 음식이 통하기 마련이다"며 "테이블 객단가가 3만원 정도인 감자탕은 이들의 구미에 딱 맞아 성장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200여개 가맹점을 거느린 '조마루뼈다귀'와 100개 가맹점을 운영 중인 '이바돔감자탕'은 각각 부천과 인천에서 출발해 기반을 닦았고, 전통 보리밥전문점인 '보릿골' 본점 역시 인천에서 순조로게 영업하고 있다.
한편 신도시로 개발된 일산, 분당에서는 패밀리레스토랑 컨셉트의 ▲해산물 뷔페 전문점 ▲해산물 샤부샤부 뷔페 전문점 등 트렌디 아이템이 주목받고 있다.
해산물 뷔페 전문점 선발 주자인 '바이킹스'는 일산·안산·분당 등 신도시 롯데마트에 입점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해물 샤브샤브 전문점 '스팀'도 일산과 분당을 중심으로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강 대표는 "1인당 객단가가 2만원 대로 낮은 편은 아니지만 고가 메뉴인 해산물을 마음껏 먹을 수 있고 다양한 메뉴로 가족 입맛을 맞출 수 있어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지방 프랜차이즈 지나친 지방색 강조 금물
지방에서 시작돼 어느 정도 안정을 이룬 브랜드로는 경북 칠곡에서 시작한 '교촌치킨'과 충남 대전 출신의 '페리카나 치킨' 등 치킨 전문점이 대표적이다.
치킨의 경우 여느 향토 음식과 달리 지역마다 입맛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간장소스 등 독특한 맛을 내면 어디에서든 통할 수 있어 자리 잡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강병오 대표는 "지방 프랜차이즈가 수도권에서도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맛을 지니면서 맛에 지역색이 강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이어 "이를 위해서는 조리법이 중요한 한식보다 ▲치킨 ▲닭꼬치 ▲떡볶이 등 소스를 활용해 쉽게 만들 수 있는 메뉴가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독특한 맛으로 해당 지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블로그나 각종 맛집 사이트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뒤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운 떡볶이 전문점 '신(辛)떡'은 ▲매운 곱창 ▲고추창 퓨전요리 ▲매운 떡볶이 등 매운맛이 강한 대구 지역에서 올라온 브랜드다.
특히 '신떡'은 한 번 먹으면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소위 '마약 떡볶이'로 인터넷에서 유명세를 타며 서울 진출에 성공했다.
서울 진출에 앞서 떡볶이 떡과 양념 등을 택배로 판매한 것도 성공요인 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부산 명물로 손꼽히던 닭꼬치구이전문점 '꼬지필'도 본사를 서울로 이전해 수도권 지역 진출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지역색깔 없이 원료 고기와 소스를 완전 공급해 맛의 균일화를 이루고, 지속적인 소스 개발로 젊은층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