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팬과 매니저의 갈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팬과 매니저의 대립, 갈등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사안이나 내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팬과 매니저의 크고 작은 문제들은 어디서든 발생해왔다. 왜냐면 매니저는 연예인을 보호해야하고, 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만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팬과 매니저의 대립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매니저 A씨는 지난해 8월19일 오후 6시30분께 인천국제공항 탑승동 지하 1층 셔틀트레인 승차장에서 엑소 멤버의 사진을 찍는 팬 B씨의 뒷머리를 손으로 가격한 혐의로 기소됐다.
인천지방법원 형사14단독(김성진 판사)은 상해 혐의로 기소된 엑소 매니저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당시 피해자를 본 적은 있으나 피해자를 폭행하거나 상해를 가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종합적인 증거를 살펴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상해를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또 하나 유사한 사건이 있다. 최근 유튜브에는 ‘레드벨벳 퇴근길’이라는 제목의 1분 분량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 영상은 지난 8일 KBS ‘뮤직뱅크’를 마치고 차로 이동하는 레드벨벳의 모습이 담겨있다. 레드벨벳의 매니저는 다가오는 팬들에게 고함을 치고 심지어 욕설까지 내뱉었다. 그는 팬들에게 “야 나와. XX”“다 떨어져 뒤로. 나가 좀”“꺼져라”“카메라 안 치워. 말만 걸어봐 니네. 나와”라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레드벨벳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반가운 마음에 다가간 것 뿐인데, 매니저가 나서서 욕을 하는 행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난했다. SM은 “매니저 교육을 통해 재발 방지를 약속하겠다”며 사과했다.
팬과 매니저의 대립, 갈등만 놓고 보면 누구의 책임이라고 규정 짓기는 쉽지 않다. 매니저 입장에서는 스타를 보호하고 관리할 책임이 있다. 스타는 곧 회사의 주력 상품이다. 스타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회사의 손실이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매니저도 책임을 져야한다. 만약 일이 커진다면 그 매니저는 회사를 그만둬야하고, 민형사상의 책임까지 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니저는 외부 활동을 벌일 때 더 예민해지고, 스타를 보호하는데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
팬들 입장에서는 몇 시간 동안 오매불망 기다렸던 스타를 눈앞에서 잠깐 보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스타에게 다가가서 말도 걸고 싶고, 악수도 하고 싶다. 팬은 스타가 자신에게 보이는 관심, 미소 하나로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예인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팬이라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좋은 팬도 있지만, 스타에게 ‘해’를 가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2006년 팬을 가장한 사람이 유노윤호에게 독극물이 담긴 음료수를 건냈고, 그것을 마신 유노윤호가 병원에 실려가 위세척을 하기도 했다. 노홍철은 집에 귀가하던 도중 20대 정신질환자가 휘두른 주먹에 맞아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 사고로 연예인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지만, 연예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매니저, 회사의 책임이 컸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장에서 매니저는 예민할 수 밖에 없다. 한 두 명의 매니저가 수 십 명의 팬들과 맞서기는 물리적으로도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매니저는 사람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고함도 치고, 위력도 행사하는 것이다. 물론 팬들에게 욕을 하고, 위협하고, 위력을 가하는 행위는 어떤 것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 같은 행동을 한 매니저는 사과하고 반성해야한다.
팬과 매니저는 상호간의 예의가 필요하다. 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보호하는 매니저의 업무를 진정으로 이해하면 스타에 대한 행동에 신중을 기하고 매니저와의 마찰은 줄어들 것이다. 매니저 역시 팬이 없는 스타는 존재할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팬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한다. 팬과 매니저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스타의 인기도 올라가고 그가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