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에 의한 삼성물산의 흡수합병에 일본 언론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장남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세대 교체를 앞둔 그룹 재편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삼성전자에 대한 창업주 일가의 지배력을 높일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정했다. 존속법인은 제일모직, 소멸법인은 삼성물산으로, 합병 후 존속회사의 상호는 삼성물산 주식회사다.
제일모직 대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 대 0.3500885다. 보통주와 우선주의 합병비율이 같다. 제일모직 보통주 합병가액은 15만9294원, 삼성물산 보통주 합병가액은 5만5767원이다. 제일모직 우선주 합병가액은 9만9432원, 삼성물산 우선주 합병가액은 3만4810원이다.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예정된 합병기일은 오는 9월1일이다.
양사의 2014년 매출액을 단순 합계하면 33조5000원이다.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 등으로 2020년에는 60조원까지 확대시킬 방침이다.
삼성그룹은 계열사가 복합한 출자 구조로 되어 있다. 제일모직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23.23%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으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각각 7.74%, 이건희 삼성 회장이 3.44%를 가지고 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52.24%에 이른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제일모직은 합병 후 삼성생명 지분19.3%를 보유하고,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었던 삼성SDS 17%, 삼성엔지니어링 7.8%, 삼성전자 4.1%, 제일기획 12.6%, 삼성정밀화학 5.6%, 삼성바이오로직스 7.3%를 추가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결국 이번 합병으로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해온 제일모직이 그룹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배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