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방송가에 ‘복면’ 열풍이 불고 있다. 존재를 감춘 복면의 주인공들이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 속속 등장하면서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주고 있다.
최근 종영한 KBS 2TV 10부작 예능프로그램 ‘마녀와 야수’는 남성 또는 여성 1명이 이성 5명과 데이트를 한 뒤 1명씩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특수 분장을 통해 서로의 얼굴, 나이, 직업 등은 가리고 오로지 촉과 감, 말투와 성품을 통해 자신의 이상형을 찾아간다.
MBC에서 방송 중인 주말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도 복면을 쓴 출연자들이 나와 오로지 노래실력만으로 관객의 평가를 받는다. ‘복면가왕’의 민철기PD는 제작발표회에서 “복면가왕’은 ‘가면을 쓰고 노래를 하는 주인공이 누구일까’하는 궁금증을 시청자에게 드리는 프로그램”이라며 “다양한 목소리가 편견이 없는 상태에서 들으면 어떤 느낌일지를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대결이라는 장치를 쓴 것이지, 노래 잘하는 가왕을 뽑으려는 프로그램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복면검사’역시 주인공인 하대철(주상욱 분)이 낮에는 검사복을 입고 밤에는 복면을 쓰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을 주먹을 통해 해결하며 정의를 구현한다. 연출을 맡은 전산PD는 “복면을 쓰면 맨얼굴로는 시도하지 못한 일들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복면을 쓴 검사가 정의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처럼 ‘복면’이 방송가의 대세가 된 이유에 대해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익명성에 대한 대중의 갈구가 있기 때문”이라며“복면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익명적인 공간을 갖게 되면서 복면을 쓴 자는 현실 속에서 표출할 수 없는 자신의 자아를 자유롭게 실현할 수 있다. 이 모습에 대중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