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SK이노베이션 본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럽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유럽 자동차 업체에 제공하게 될 전기차 배터리 물량은 현재 SK이노베이션이 수주하고 있는 배터리 전체 물량의 3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홍대 B&I 총괄은 “2016년을 목표로 잡고 유럽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에 장착될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업체 중에서는 LG화학이 해외 자동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3월 벤츠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다임러그룹의 차세대 전기차에 배터리를 장기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이번에 SK이노베이션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서 LG화학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독일 콘티넨탈과 진행한 전기차 배터리 합작 사업을 청산했던 것.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유럽 시장 진출을 선엄함으로써 배터리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 사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매각설 등에 대해 강한 어조로 부정하며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후 제일 먼저 투자 결정을 내린 것이 배터리 사업”이라며 “배터리사업 철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이 효율성 측면에서 타사에 비해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배터리 공장을 100% 가동하고 있고, 중국 베이징기차와 국내의 현대기아차에 공급하고 있는데 고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추가로 증설되는 배터리 공장도 완공되는 즉시 100%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당분간 전기차 배터리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홍대 SK이노베이션 B&I 총괄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 외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등은 당분간 계획에 없다”며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10배 이상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