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T·LGU+, 경쟁사 새 요금제 나오면 즉각 대응… 요금제 경쟁 격화
이동통신 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타사가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면 즉각적으로 자사 요금제를 보완 출시하거나, 틈새 고객을 공략하는 새로운 요금제를 발빠르게 내놓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데이터 요금제는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풀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정액요금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경쟁에 불을 붙인 곳은 KT이다. KT는 지난 7일 SK텔레콤이 데이터 요금제 출시를 위해 정부와 세부 조율을 하는 사이를 틈타 가장 먼저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멘붕(멘탈붕괴)’에 빠트렸다.
KT는 특히 남은 데이터를 이월하거나 다음달 데이터를 미리 끌어다 쓰는 ‘밀당’제도를 출시, 데이
터 사용의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렸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즉각적인 반격에 나섰다. 1주일 뒤 KT 보다 요금을 1000원 씩 저렴하게 책정한 ‘쌍둥이 요금제를’ 전격 출시한 것이다. 또 KT와의 차별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동영상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을 위한 요금제를 별도로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이런 가운데 데이터 요금제로 가장 큰 재미를 본 곳은 후발주자인 SK텔레콤이다. 이 회사는 전 요금 구간에서 유무선 통화를 무료로 풀고 3G 이용자까지도 데이터 요금제 가입을 받았다. 그야말로 초강수였다. KT는 5만9900원 이상 요금제를 쓸때만 유무선 통화를 무료로 제공하고, LG유플러스는 전 구간에서 유선 통화에 제한을 뒀다.
또 3G 이용자는 데이터 요금제 가입을 제한했다. 이에 SK텔레콤은 출시 첫날 무려 15만 가입자를 모으고 27일 기준 50만명 돌파도 가장 먼저 이뤄냈다. 같은날 기준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는 KT가 약 35만명, LG유플러스가 약 15만명이었다.
‘SK텔레콤 표’ 데이터 요금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양사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8일 음성 무제한을 SK텔레콤과 같이 유선 통화로도 확대했다. 또 자사가 제공하는 동영상을 이용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비디오 전용 데이터를 매월 추가로 제공하는 ‘뉴 음성무한 데이터 요금제’ 6종류와 ‘뉴 음성무한 비디오 데이터 요금제’ 8종류를 다시 발표했다. 기존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은 뒤 2주일 만에 약점을 보완한 또 다른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은 것이다.
KT는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소비자가 특정 시간을 정해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인 ‘마이 타임 플랜’을 다음달 1일 출시키로 예고했다. 데이터 기본 제공량이 적은 저가 요금제 고객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은 서비스로, 매월 몇 천원의 요금을 더 내면 자신이 데이터를 자주 쓰는 시간대를 선택해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SK텔레콤이 KT의 허를 찌르며, 앞서 KT가 데이터 요금제를 기습적으로 출시한 것에 대한 복수에 성공했다. KT의 부가 서비스 출시가 예고된 상황에서 SK텔레콤은 지난 29일 비슷한 개념의 ‘밴드 타임프리’ 서비스를 먼저 내놓은 것이다. 이 서비스는 월 5000원을 추가로 내면 하루 6시간 동안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KT 측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고, SK텔레콤은 이미 이 같은 요금제 개발을 완료한 상태라고 항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이 같은 요금경쟁이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요금제 보다는 단말기 보조금 경쟁에만 매몰 돼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으로 단말기 보조금 경쟁이 한계에 다달은 상태인 상황에서 단순한 구조로 통신사간 비교가 용이한 데이터 요금제가 전격 출시되자, 경쟁이 요금제 인하 방향으로 옮겨붙었다”며 “차후 단말기 보조금 상한선이 올라가기 전까지는 요금제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