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공매도 물량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경영참여 선언 이후 사상 최대치 규모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의 지분매입 공시가 나오기 전인 6월 1~3일 평균 7000주 안팎에 불과했던 삼성물산 공매도 물량은 지난 4일 20만9815주, 5일에는 57만8171주로 치솟은 데 이어 8일에도 27만8533주의 공매도가 나왔다. 4일·5일·8일 3거래일만에 무려 100만주 이상 쏟아져 나온 것이다.
공매도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매도주문을 내는 투자기법을 말한다. 주식을 빌리는 대차거래가 가능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에만 허용돼 있어 개인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룰이다. 공매도 물량이 늘었다는 것은 앞으로 삼성물산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삼성물산 주가는 크게 출렁거렸다. 지난 3일 6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4일 엘리엇 등장 이후 삼성과 엘리엇의 지분경쟁이 본격화되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틀만에 7만9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다시 ‘공매도 폭탄’에 6만8000원까지 급락하며 직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엘리엇의 지분매입 공시 이후 주가상승과 동시에 동시에 공매도 물량이 증가했다는 점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상승에 배팅’하는 주식매입과 ‘하락에 배팅’하는 공매도가 동시에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엘리엇의 실제 의도가 시세차익 실현이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