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난항을 겪으면서 삼성그룹 상장지수펀드(ETF)도 하락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전일까지 한 주간 삼성그룹 관련 ETF들은 3~5%대 하락세를 보였다. 하락세가 가장 컸던 10개 종목 중 7개가 삼성관련 ETF였다.
'삼성KODEX삼성그룹주 상장지수(주식)'이 4.53%,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 상장지수(주식)'가 4.33%,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상장지수(주식)'이 4.29% 하락했다.
펀드 내 삼성전자 편입비중이 약 25% 수준으로 가장 큰 '삼성KODEX반도체 상장지수(주식)'와 '미래에셋TIGER반도체상장지수(주식)' 역시 각각 5.52%, 5.07% 떨어졌다. 펀드 내 삼성물산 비중이 21.81%로 다른 편입 종목의 두 배 높은 '미래에셋TIGER건설기계상장지수(주식)'도 같은 기간 4.09% 하락했다.
지난달 26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소식이 발표되면서 관련 ETF가 4% 이상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과 비교된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지난 4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이 불공정하다며 반대의견을 들고 나왔을 때도 5일까지 이틀간은 주가가 치솟았다. 통상 합병 잡음 속에서 지분 매입 경쟁을 통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해외 연기금과 국내 일부 증권사, 삼성물산 주주들에서 합병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엘리엇 측에서 법적 조치도 취하면서 합병 성사 여부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됐다.
5일 7만6000원까지 올랐던 삼성물산 주가는 이날 6만5100원으로 마감했다. 제일모직 역시 5일 19만7000원까지 올라 20만원선을 넘보던 주가가 이날 16만9000원에 머물렀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슈에 관련 ETF도 흔들리는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ETF는 여러 종목을 편입하고 있는 만큼 향후 가격 전망은 또 다른 지배구조 재편 이슈나 기타 호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