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으로부터 영감받아…이미 35억 달러 기부해
최근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 부자 순위에 발끈해 소송을 제기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알왈리드 왕자는 1일(현지시간)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자신의 두 자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기부 계획을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는 “빌 게이츠로부터 영감을 얻어 전 재산 기부를 결심했다”며 “지금까지 35억 달러를 기부했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와 그의 부인인 멀린다는 1997년부터 매년 약 40억 달러를 기부해왔다.
알왈리드 왕자는 “나의 사후 자선 활동에 할당되는 자산을 관리하는 신탁 이사회를 이끌고 전 재산 기부를 목표로 하고 있다”밝혔다. 이어 “자선은 문화적 이해를 촉진하는 다리를 만들고 사회발전, 여성인권 신장, 재난피해 경감에 도움이 된다”며 “지금보다 더 관용이 넘치고 솔직한 세계를 만드는 데에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FT는 유명 투자자로 명성을 날린 알왈리드 왕자의 재산이 320억 달러(약 36조원)로 추산되고 있어 그의 기부가 이뤄진다면 역대 최대 규모 중 하나가 된다고 전했다.
1980년대부터 자선 활동을 시작한 그는 최근 자신의 자선단체 명칭을 ‘알왈리드 자선사업’으로 바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그는 전 세계 92개국에서 교육, 보건, 긴급구조, 기초 인프라구축 등의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한편, 알왈리드 왕자는 앞서 포브스가 지난 2013년 세계부자 순위에서 그의 순자산을 200억 달러로 추산한 것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포브스에 소송을 제기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왕자는 포브스가 사우디 증시에 상장된 킹덤홀딩 주식 가치를 전부 반영하지 않고, 회사 재무보고서가 투명하지 않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