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상대로 총공세를 폈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1998년 당시 찬성 입장을 밝힌 국회법 개정안과 지난 25일 거부권 행사와 함께 발언한 정치권 비판 등이 쟁점으로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박 대통령이 지난 1998년 의원 당시 안상수 전 의원의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가 모순된 행동이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새정치연합 백군기 의원은 이 실장을 상대로 “(박 대통령은)본회의에 제의될 국회법보다 훨씬 강력한 개정안을 내셨다”면서 “입법부인 국회의 권위를 살리려고 노력했던 훌륭한 국회의원 이었다”고 박 대통령의 입장 변화를 꼬집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당시 동영상을 제시했다.
공개된 동영상에서 박 대통령은 “신문법 시행령에 대해서 문광위에서 한나라당이 독소조항이라고 강력하게 반대해서 삭제했던 조항을 버젓이 시행령에 넣어 놨다”며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어이없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이 실장은 “(1998년) 당시 개정안에는 정부에 재량권 줬고 이번에는 위헌 여부에 찬반이 갈려 있는 법이기에 문제 제기를 한 것”이라면서 “작구 하나하나가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실장에 따르면 당시 개정안과 지금 개정안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이언주 의원은 이 실장의 해명에 대해 “국회법 개정안의 내용이 다르다고 말씀하셨다”면서 “국무회의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국회법 개정안 재의 요구는 국회가 사실상 정부 시행령 관여, 법원이 아닌 국회가 법원 심사를 이유로 들고 있는데 (당시 개정안과)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1998년 개정안도 국회가 정부 내용 관여할 수 있지 않나”라며 “또 하나는 법원이 아닌 국회가 심사여부 판단할 수 있냐 여부이다. 그 법안 내용에 대해서 (대통령이) 반대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또 박 대통령의 지난 25일 국무회의 발언을 문제삼고 나섰다. 이언주 의원은 “(박 대통령 발언이)국회 정치에 대한 비난과 불신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좌현 의원도 “그 발언 이후 나라사정과 국회가 어떻게 될지 예견하지 못했느냐. 국회법 재의를 요구할 수 있는데, 뒤에 엄청난 말을 붙여 분란과 소란을 일으키느냐”고 질타했다.
이 실장은 이 같은 문제제기에 맞서 “얼마든지 대통령 입장에서 청와대 수석이나 내각, 국회 정치권에 할 수 있는 말씀”이라고 답했다. 또 “대통령께서 6월 25일 국무회의에서 발언하신 것은 통상적으로 늘 국민 삶을 생각하고 국민 중심의 정치가 돼야 한다는 대통령 나름의 절절한 마음을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