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한 달 만에 30% 가까이 급락하면서 관련 펀드 투자자들에게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중국 펀드는 국내 일반 펀드에 비해 아직 운용 스타일 등에서 변동성이 크다 보니 투자자의 꼼꼼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하이지수는 지난달 16일 4887.43포인트로 떨어지면서 5000선이 붕괴됐고 이달 2일에는 3912.77포인트로 주저앉으며 4000선이 무너졌다. 지난달 12일 연중 고점(5166.35)을 기록했을 때와 비교하면 시가총액 2조4000억달러(약 2695조원)가 증발했다.
이날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집계에 의하면 중국본토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지난 6월 한 달간 21.6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자금은 1592억원 유출됐다. (기준일:2015.7.6)
불안한 증시에 중국 당국이 각종 안정화 정책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특히 증시 자금 분산을 막기 위해 IPO 잠정 중단 결정이 발표되면서 중국 공모주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는 물론 올해 상품을 내놓은 운용사들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공모주 펀드를 운용하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IPO 잠정 중단 소식에 대책 회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대개 채권혼합형 펀드인 공모주 펀드에서 IPO물량이 없는 경우 사실상 채권형 펀드처럼 운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크게 손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신규 상장 기업을 통해 채권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가입한 투자자들에겐 이번 IPO잠정 중단 소식이 악재일 수밖에 없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 팀장은 "공모주 펀드는 물론이고 일반적으로 중국 펀드에 투자할 때 명확한 운용 스타일과 편입 중인 종목 등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며 "대형주, 중소형주, 가치주 등 스타일이 명확한 국내 일반 펀드에 비해 중국 펀드는 아직 변수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펀드 이름과 벤치마크하는 시장·지수 등을 통해 투자자들이 쉽게 자신의 투자성향이나 목표와 맞는 상품을 찾을 수 있는 반면, 중국 펀드는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상해A주 주요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 종목을 담는다고 해놓고 중소형 기술주 위주인 차이넥스트 종목을 50% 이상 담고 있는 펀드도 있다"며 "안정성을 고려해 중국 우량주에 투자하려는 생각이었던 투자자 의도와 완전히 상반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처럼 비이성적 과열 장에서는 몸집이 가벼운 차이넥스트 종목들이 더 올라서 쏠쏠한 수익을 볼 수 있었겠지만 지금과 같이 변동이 심한 국면에서는 그만큼 더 손실 위험이 크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