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현지화 성공…글로벌 브랜드 발판으로 시장 공략 총력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잘 팔리는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비 침체에 경쟁 격화까지 겹친 국내 시장을 뒤로하고, 해외로 눈을 돌려 적극적으로 새 시장을 개척한 결과다. 업체들은 잘 나가는 브랜드를 발판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를 넘어선 첫 번째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주인공은 ‘비비고 만두’다. 이 제품은 지난해 미국에서 매출 1027억원을 기록하면서 국내(989억원) 매출을 앞섰다. CJ제일제당은 주력 제품 ‘미니 완탕’을 비롯해 코스트코 할인매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유기농 군만두, 찐만두 등을 앞세워 올해 만두 매출을 30% 더 늘린다는 목표다. 장현아 CJ제일제당 비비고팀 총괄부장은 “미국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남미·유럽 등에도 한국식 만두 시장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팔도의 국내 최초 사각용기 라면 ‘도시락’도 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더 인기를 끌고 있다. 1991년 본격적으로 해외에 수출된 팔도 ‘도시락’은 2003년 10억개 누적 판매를 시작으로 4년 주기로 10억개 이상이 판매되며 올해 4월에 40억개 판매를 돌파했다. 이는 국내 ‘도시락’ 누적판매량(5.5억개)의 7배 이상 되는 양이다. 특히 팔도는 지난해 단일 브랜드 도시락을 등에 업고 회사 전체 매출이 해외서 더 많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1750억원(라면 판매 금액)의 매출을 올렸으며, 해외에서는 수출 320억원과 해외법인 2490억원의 매출을 포함해 총 2810억원을 달성했다. 김범준 팔도 해외영업이사는 “도시락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을 강화해 글로벌 종합식품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리온은 해외 매출이 국내를 넘어선 브랜드가 가장 많은 식품기업이다. ‘초코파이’(작년 해외 매출 2700억원), ‘오!감자’(1990억원), ‘예감’(1700억원), ‘고래밥’(1630억원), ‘자일리톨껌’(1580억), ‘초코송이’(1100억원) 등 총 6개다. 초코파이의 작년 해외 매출은 국내(1130억원)의 2배가 넘고, 고래밥은 해외 매출이 무려 국내(250억원)의 6.5배에 이른다. 철저한 현지화가 성공 요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상의 미원도 MSG 논란에 휩싸여 성장이 정체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더 잘 나가는 대표적인 브랜드다. 미원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1887억원으로 국내(1005억원)보다 87.8% 더 많다.
라네즈의 비비쿠션도 해외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의 50%를 차지하며, 미국과 한국을 제외한 모든 판매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라네즈 관계자는 “올해 비비쿠션 포어 컨트롤 및 비비쿠션 안티에이징의 글로벌 진출 확대를 통해 글로벌 쿠션브랜드 1위의 입지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