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딜 주관사 모간스탠리로 전격 교체, 지주사 전환 잰걸음
한진그룹이 지주사 전환 필수코스였던 대한항공 보유지분 전량 매각에 성공했다. 지난 8일 지분 매각을 위한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에 한 차례 실패한 후 블록딜 매각 주관사를 전격 교체한 신의 한 수 가 통했다는 평가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일 한진은 장 종료 직후 보유중인 대한항공 지분 579만2627주(7.95%)에 대한 기관 투자자 블록딜 수요 예측에 돌입했다.
한 주당 매각 가격은 이날 종가(3만9450원)대비 4.4% 할인율이 적용 된 3만7700원으로 제시됐다. 이번 블록딜 성사로 한진은 총 2183억8200만원 규모의 뭉칫돈을 손에 쥐게 됐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최근 중국 증시 급락 등 외부 변수와 메르스 여파로 외국인 환승 수요 등이 축소된 점, 5% 미만의 저조한 할인율에도 한진이 이번에 극적으로 블록딜에 성공한 배경엔 주관사 교체라는 승부수가 주효했다는 평이다.
실제 한진은 기존 블록딜 주관사인 삼성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 공동 주관사에서 모간스탠리 단독 주관으로 전격 교체했다.
통상 블록딜 주관사인 역할 분담은 국내 투자자들은 국내 증권사가, 해외 투자자는 해외 증권사가 더 많은 비중을 맡는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의 경우 올 초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블록딜에서도 한 차례 실패한 전력이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번 대한항공 블록딜 결과 국내 기관들의 수요가 부진했었기 때문에 이번 블록딜은 한진 입장에선 해외 투자자 위주의 유치가 절대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투자자 유치 역량에선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보다 모간스탠리가 우수한 평가를 얻었고, 여기에 모간스탠리가 총액인수(매각후 잔여지분 인수) 조건까지 내건 점도 블록딜 성공에 크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블록딜 재시도 성공으로 한진그룹의 지주사 전환 작업도 순탄하게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이 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선 이달 말까지 (주)한진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을 모두 팔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