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범행 시기 특정' 문제 놓고 첫 재판부터 검찰과 공방

입력 2015-07-2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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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장에 돈을 받은 시기가 6월달이라고만 나와있지 구체적인 일자가 특정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전체적인 방어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변호인)

"범행일시가 오래됐기 때문에 날짜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법원 판례상으로도 두달여 정도는 특정된 것으로 본다." (검찰)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로 불리는 금품 로비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해 23일 열린 첫 준비기일에서 변호인과 검찰은 범행시기 특정 여부에 관해 본 재판을 방불케하는 신경전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는 정지차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지사와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2011년 6월 19일은 홍 지사가 당대표 입후보를 공식선언한 날이다. 큰 이벤트이고, 관련 인물들의 6월 알리바이를 모두 들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19일 이전인지 이후인지 정도는 (검찰이) 특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준비절차에 출석 의무가 없는 홍 지사는 이날 연차를 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공동피고인인 윤 전 부사장은 이날 출석해 모든 혐의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의 공소사실을 들은 홍 지사 측 변호인은 "장황한 말씀 잘 들었다"며 신경전을 벌이는 말로 변론을 시작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홍 지사 측은 "1억원을 받은 사실이 없고, 성 전 회장을 만난 사실도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윤 전 부사장의 검찰 소환조사 전 회유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사가 홍 지사만이 아니다. 홍 지사와 무관한 사람 때문에 윤 전 부사장을 만났을 뿐 회유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에 검찰 수사과정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상황에서 회유도 불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홍 전 지사가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만큼 공판이 길어질텐데, 수사단계부터 모든 사실을 자백한 윤 전 부사장이 최근 암수술을 끝내고 회복 중인 상태를 감안해 분리해서 심리하는 것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전 부사장은 이날 준비절차가 진행되는 30여분 간 여름재킷 목소매가 땀으로 다 젖을만큼 긴장한 상태로 재판에 임했다.

한편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홍 지사의 변호인 중 이철의 변호사가 재판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점을 이유로 사건을 재배당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이에 대해 홍 지사의 변호인인 이용구 법무법인 LKB&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별 문제는 없지만 재판부에 부담을 드리지 않기 위해 이철의 변호사에 대한 선임을 바로 철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차례 더 진행되는 다음 준비기일은 다음달 26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홍 전 지사는 2011년 6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707호 홍준표 의원실에 방문한 윤 전 부사장으로부터 1억원이 담긴 쇼핑백을 건네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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