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는 올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영국 출신 선수 영입에 쏟아부었다.
라힘 스털링(20)은 4900만 파운드(약 890억원)에 맨체스터 시티와 계약하며 역대 영국 선수 가운데 가장 비싼 이적료를 기록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스털링뿐만 아니라 파비안 델프(25)를 800만 파운드(약 145억원)에, 패트릭 로버츠(18)를 1100만 파운드(약 200억원)에 영입했다. 세 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데만 6800만 파운드(약 1236억원)가 투자됐다.
맨체스터 시티가 이처럼 막대한 금액을 영국 선수에게 투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2016-2017시즌부터 변경된 홈그로운 제도를 적용한다. 기존에는 선수의 국적에 상관없이 21세가 되기 전에 영국, 웨일스의 팀에서 3년 동안 시간을 보내면 홈그로운 자격이 주어졌다. 그러나 변경 후에는 18세가 되기 전 3년간 영국, 웨일스 팀에서 뛰어야 한다. 또 1군 스쿼드에서 홈그로운이 아닌 선수가 13명(기존 17명) 이하여야 한다. 특히 1군에 속한 12명의 홈그로운 선수 가운데 클럽에서 직접 키워낸 선수가 2명 이상 포함돼야 한다. 맨체스터 시티는 2015-2016시즌을 앞두고 변경된 제도에 대한 대비를 시작했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25인 로스터 중 바뀐 홈그로운 제도를 충족시킨 선수는 단 6명이다. 가엘 클리쉬(30)와 데드릭 보야타(25)는 변경된 규정에 의해 홈그로운 자격이 사라졌다. 보야타와 미카 리차즈(27), 스콧 싱클레어(26), 프랭크 램파드(37), 제임스 밀너(29)를 떠나보낸 맨체스터 시티에서 새롭게 영입한 선수를 제외하면 홈그로운 자격을 갖춘 1군급 선수는 조 하트(28)와 리처드 라이트(38)뿐이다.
결국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맨체스터 시티는 제 값보다 비싼 가격에 영국 선수를 영입했다. 스털링은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고 2015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AS로마와의 경기에 처음 출전해 전반 3분 만에 골을 터트렸다. 스털링은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이적료 역대 최고액을 기록할 수준은 아니다. 패트릭 로버츠도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한편, 웨인 루니(30), 필 존스(23) 등 영국 국가대표급 선수를 보유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유망주 육성에 힘을 쏟은 아스널, 리버풀 등 EPL의 전통적인 팀들은 홈그로운 제도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특히 지난 시즌부터 리키 램버트(33), 아담 랄라나(27) 등 영국 국적 선수를 영입한 리버풀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자유롭게 선수를 선택했다.
리버풀은 크리스티안 벤테케(25)를 3250만 파운드(약 590억원), 로베르토 피르미누(24)를 2900만 파운드(약 527억원)에 영입했다. 두 선수는 리버풀 역대 이적료 2위와 3위에 올랐다. 또한 리버풀은 제임스 밀너, 나다니엘 클라인(24), 대니 잉스(23), 조 고메스(18)를 영입해 홈그로운 제도에 완벽 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