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오전 11시 대(對)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벌써 세 번째 사과다.
신 회장은 일본에 있던 지난달 29일 국내 롯데그룹 통신망에 사과문을 띄웠고, 이달 3일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김포공항 입국장에서도 허리를 숙였다.
이날 신 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2세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반(反) 롯데' 정서가 확산됐고 정부와 정치권의 전방위적 압박이 이어지면서 꺼대는 특단의 대책이다. 특히 현 상황이 그룹 이미지 추락 단계를 넘어 롯데 제품 불매 운동 등으로 확산되면서 그룹의 존립이 위협받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신 회장은 "롯데에 대해 여러분께서 느끼신 실망과 우려는 모두 제 책임"라고 언급하며 대국민 사과를 시작했다.
그는 유창하지는 않지만 막힘없는 한국어로 대국민 사과를 이어가며 반 롯데 정서를 누그러뜨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반(反) 롯데정서를 없애기 위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혁을 선언했다. 그는 롯데호텔의 기업공개를 진행할 것임을 밝혔고 현재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연말까지 해소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중장기 계획도 밝혔다.
신 회장은 마지막으로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롯데불매 운동 등 국민들의 질책을 통감하고, 앞으로는 달라지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현으로 풀이된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카드 가맹점 해지와 롯데제품 입고 거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소상공인은 골목상권에서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퇴출될 때까지 불매운동을 벌이고 롯데카드 거부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골목상권에 피해를 주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에 대한 불매운동만 진행하고 롯데는 기업 본연 사업에만 집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김임용 수석부회장은 결의문에서 "롯데가 주장하는 우리나라에 기여하고 있는 내용들은 납품 소상공인들을 쥐어짜고 주류, 음료, 과자 등 롯데 자체 상품 판매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부동산 투자를 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자리 창출도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을 폐업으로 내몰아 뺏은 일자리를 임시 계약직 채용하면서 생색내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롯데 불매운동 확산을 위해 전국을 순회하며 소상공인 업소에 롯데 불매와 롯데카드 거부 스티커를 붙이고 롯데카드 가맹점 해지 신청서를 받는 등 활동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