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7개월여만에 경영에 복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광폭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별사면을 받은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회사를 찾아 투자계획 확대와 선제집행 등을 경영진에 주문하고,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하며 본격적인 현장 경영에도 나선다.
18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오전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조문한 후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하며 현장 경영에 나선다. 이 자리에는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임형규 ICT위원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SK창조경제혁신추진단장) 등도 함께 한다. 혁신센터 방문 후에는 그룹차원의 지원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출소한 14일부터 이날까지 쉴 틈 없는 경영행보를 이어왔다. 그동안 최 회장이 만난 그룹 경영진만 해도 60여명에 달한다.
최 회장은 14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경기도 의정부교도소에서 출소하자마자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를 찾아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등 가족을 비롯해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그룹 경영진과 첫 만남을 가졌다.
이어 광복절인 15일에는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김영태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지동섭 통합사무국장 등 임원 10여명과 함께 당면한 현안과 경제 활성화 방안 등을 보고받았고, 16일에도 오전 10시 30분쯤 3시간 가량 회의를 하며 현황 파악에 주력했다.
이후 월요일인 17일에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17개 계열사 대표이사(CEO)들과 오찬을 겸한 ‘확대 경영회의’를 갖고 각 위원회별 경영정상화 및 경제활성화 추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반도체 분야 46조원 투자를 결정한데 이어,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 분야에도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최 회장은 “경영위기 극복과 경제 활성화 관점에서는 현 경영환경의 제약요건에서 과감히 탈피해 선제적으로 투자시기를 앞당기고 투자규모를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투자확대를 주문했다.
최 회장의 지시에 따라 SK그룹의 향후 투자규모는 ‘46조+α’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 분야까지 투자를 확대하게 될 경우 전체적인 투자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와 함께 청년 일자리 프로그램과 사회공헌의 양적ㆍ질적 확대도 당부했다. 최 회장은 “최근 발표한 ‘고용 디딤돌’ 프로젝트와 청년 창업지원 모델인 ‘청년 비상(飛上) 프로그램’은 대단히 혁신적인 접근”이라며 “빠른 시일에 성공모델을 만들어 확산되도록 챙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어려운 경영여건과 힘든 환경 아래 풍상을 다 맞을 각오로 뛰겠다”며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각 위원장, 각사 CEO와 전 구성원이 대동단결해서 매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