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ㆍ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헬멧 던지기’가 논란이 됐다.
강정호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그는 9회말 타격후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더그아웃에서 헬멧을 집어 던졌다.
이날 강정호는 10호 홈런을 포함해 2안타로 맹활약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솔로홈런에 힘입어 7회말 8-3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나 강정호는 9회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9회초 유격수에서 3루수로 자리를 옮긴 강정호는 인시아테의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다. 결국, 애리조나는 8-8 동점으로 따라붙었다.
9회말까지 이어진 경기에서 강정호에게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왔다. 1사 2루 상황에서 타석에 오른 강정호는 에르난데스의 공을 받아쳐 우측으로 뻗는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1루수 골든슈미트의 수비에 막혀 강정호는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야 했다.
끝내기 찬스를 놓친 강정호는 헬멧을 집어 던지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강정호가 날린 헬멧은 그대로 더그아웃에 있던 껌 통을 강타했고, 이 모습이 고스란히 중계 화면에 잡혔다.
강정호가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을 본 야구팬은 강정호의 행동에 우려를 표했다. 이제 갓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인 강정호가 미국 야구팬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줄까 걱정해서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대체로 선수의 격한 분노 표출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선수들이 모인 리그인 만큼 자신의 실수에 대한 분노 표출을 용인한다. 다만 팀 동료 등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다.
한국프로야구(KBO)의 경우 이런 분노 표출은 흔치 않다. 대부분 선후배 관계인 KBO선수들은 선배 선수와 감독 앞에서 분노를 자제하는 편이다. 그러나 점점 어느 정도의 분노 표출은 이해하려는 분위기다.
지난 5월 27일 문선재(25ㆍLG 트윈스)는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병살타를 친 뒤 분노를 참지 못하고 헬멧을 집어 던졌다. 그러나 양상문(54) 감독은 “고개 숙이고 들어오는 것보다 낫다”며 “화날 때는 표출해야 한다”고 다독였다. 염경엽(47)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이번 강정호의 ‘헬멧 던지기’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로 선수가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