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중국 상하이종합증시가 8.49% 급락 마감하며 지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금융위기 때보다 지금 상황을 시장이 더 불안하게 본다는 의미가 된다.
글로벌 증시 급락의 도미노 현상은 표면적으로는 '중국경기 불안에 따른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배경으로 설명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위안화 절하가 엔/유로 캐리 청산심리 자극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도세의 직접적인 이유로 25일 KDB대우증권의 한요섭 애널리스트는 "엔화와 유로화 강세에 따른 캐리 트레이드 청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더 높을 다른 나라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차익을 내는 투자기법이다. 빌린 통화가 달러라면 달러 캐리 트레이드, 엔이면 엔 캐리 트레이드라고 한다.
즉, 외국인들이 저금리였던 엔화와 유로화를 빌려서 금리가 더 높은 신흥국 등에서 투자를 하고 있었는데, 최근 중국이 급격한 위안화 절하를 단행하자 엔화와 유로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가게 됐고, 이에 엔 및 유로 캐리 트레이드 투자를 하던 자금들이 서둘러 손해를 피해 떠나면서 각국 증시에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유가 하락은 신흥국 침체와 자금 이탈 부채질
하이투자증권의 조익재 리서치센터장은 여기에다, 유가 하락이라는 변수가 신흥국에 수출 부진이라는 경기 악재 요인이 되면서, 신흥시장에서의 글로벌 자금 이탈을 부채질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중국 경기문제보다 추락하는 유가가 더 큰 구조적인 문제를 지닌 것으로 관측했다.
조 센터장은 "현재 유가는 미국의 생산 급증, 이란의 공급 재개 등 공급초과 문제로 인해 하락중"이라며 "산유국들이 감산을 하지 않는 이상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유가가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이상 자원국 중심 신흥시장의 경기 리스크 역시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고 파악했다.
다만 "하반기가 계절적 수요 증가 국면이라는 점과 달러가 약세 반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최악의 상황 아니다
한편,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중국발 시스템 리스크 우려와 장쩌민 전 주석을 둘러싼 루머로 인한 중국 정치 리스크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도한 우려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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