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30~40대 워킹대디(일하는 아빠)들은 남성의 일·가족 양립을 위해 노동시간과 업무량을 줄여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지난 5월28일부터 6월10일까지 만 8살 이하의 자녀를 둔 서울의 30∼40대 남성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워킹대디는 일과 가족의 양립이 잘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노동시간이 길고 업무량이 많기 때문'(48.5%)이라고 답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 워킹대디 중 맞벌이 남편은 평균 아침 7시 32분경 집을 나서 약 53분 걸려 출근해 회사에 8시 25분쯤 도착한다.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9시간 14분이고, 1주에 평균 약 2회 야근(1.8회), 1회 회식·모임이 있어 1주일에 3일은 정시퇴근을 하지 못한다. 휴일근무는 월 평균 약 2회(1.7회) 하고 있다.
맞벌이 남편의 하루 평균 생활시간은 △자녀돌봄 1시간 19분 △가사참여 47분 △개인 여가 1시간 7분 등으로 아내에 비해 근로시간은 약 1시간 많지만 자녀돌봄과 가사참여는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일·가족 양립이 잘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노동시간이 길고 업무량이 많아서’가 48.5%로 가장 높았고 △제도가 있어도 직장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분위기(24.5%) △직장내 지원제도가 부족(10%) △육아휴직할 경우 소득감소(8.3%) △제도를 잘 몰라서(4.9%) 등의 순으로 답했다.
실제 배우자 출산휴가제, 육아휴직, 시차출퇴근제 등 일·가족 양립을 위한 여러 제도가 직장에 도입돼 있지만 워킹대디들의 사용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가족 양립을 위해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에 대해서는 10명 중 9명 이상(92.5%)이 ‘단축해야 한다’ 는 의견을 보였다. 이를 위해 △불필요한 초과·잔업· 야근 감소(37.9%) △직장 상사 및 관리자의 인식 개선(26.5%) △유연근무제 활성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20.9%) △업무량의 감소(14.7%) 등이 필요한 것으로 응답했다.
배우자 출산휴가의 경우 조사대상 1000명 중 약 절반(48.3%)이 사용한 경험이 있고, 평균 사용일수는 6.1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의 경우 조사대상자 중 약 15%(15.3%)가 사용 경험이 있고, 휴직기간은 10명 중 약 6명(60.8%)이 1~3개월 미만인 것으로 응답했다.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는 △소득 감소가 28.8%로 가장 높고 △동료의 업무 부담(25.4%) △근무평정 불이익(17.8%) △부정적 시선(13.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육아휴직 이용 활성화를 위해 의무적으로 휴가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10명 중 약 6명(60.7%)이 ‘매우 효과가 클 것’이라고 답했다. 또 10명 중 5명(52.2%)은 ‘현재 총 2년(부부 합산)인 육아휴직기간을 유지한 채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선호했고, ‘휴직 기간을 줄이는 대신 휴직 급여액(통상입금의 40%, 상한 100만원)을 높이는 방안’도 47.8%나 나왔다.
직장 내 가족친화 문화제도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은 △경영진과 중간관리자의 적극적인 의지와 지원(59.1%) △사회적으로 남성의 양육참여에 대한 인식 개선(24.2%) △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11.8%) 등의 순이었다.
이숙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일하는 아빠들이 일과 가족 생활의 균형을 찾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워킹대디의 현실을 반영한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