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투자회사 미국 프랭클린템플턴이 역대 최악의 자금 유출로 고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투자자들이 프랭클린템플턴의 주요 펀드가 신흥시장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이 시장의 변동성에 쉽게 자금을 옮기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크게 의존했던 것 역시 역풍으로 되돌아 오고 있다는 것.
이에 전문가들은 내년 프랭클린템플턴의 실적(지난 6월 이후부터 집계)을 약 10% 낮게 점치고 있다. 고객 감소로 운용하는 자산의 규모가 급감하고 있는 만큼 만족스러운 실적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투자자들은 마이클 하젠스탑 프랭클린템플턴 수석 부사장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연계해 운용했던 ‘템블턴글로벌본드펀드’에서 자금을 대규모로 빼냈다. 하젠스탑 수석 부사장이 운영하던 610억 달러(약 72조410억원) 규모의 이 펀드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6%의 손해를 봤다.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이 펀드의 상당수가 멕시코 채권과 연계돼 있는데, 멕시코 통화인 페소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익률도 덩달아 악영향을 받았다. 이에 투자자들은 하젠스탑 수석 부사장이 운영하는 펀드에서 지난달에만 19억 달러를 뺐다. 올 들어 9개월 동안 무려 64억 달러나 빠져나간 것이다.
FT는 “프랭클린템플턴이 운용하고 있는 전체 8060억 달러 자산 가운데 절반 정도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신흥국 경제 위기로 인한 프랭클린템플턴의 손실을 우려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모회사인 프랭클린 리소스의 주식도 올 들어 30% 이상 급락하는 등 시련을 겪고 있다.
현재 신흥국들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의 침체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자산운용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은 “8월 증시 흐름을 볼 때 시장은 잠재적인 기회를 찾고 있으며, 조정기에 있다는 점을 염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모비우스 회장은 아직 완전하게 회복하지 못한 인플레이션 지표를 지적하며 미 연방준비제도의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반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