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이번 주말에 스페인을 방문한다. 스페인은 SK루브리컨츠와 윤활기유 합작사를 설립한 렙솔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최 회장은 스페인 체류 기간에 윤활기유 합작 공장의 준공식에 참석한다. SK그룹 측은 다만 체류 기간이 길지 않을 예정이며 내주 초쯤 국내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최 회장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다. 최 회장이 추진해 온 ‘글로벌 파트너링’전략의 최대 결실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1년 렙솔의 안토니오 부루파우 회장을 직접 만나 스페인 현지에 고급 윤활기유 공장을 짓기로 합의한 바 있다. 최 회장은 당시 “고급 윤활기유 분야에서 진정한 글로벌 강자로 올라서려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전략지역에도 생산기지를 구축해야 한다”며 합작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호 및 연비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고급 윤활기유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생산시설 확충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최고경영층이 직접 해외 파트너사를 찾아 발로 뛴 결과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SK루브리컨츠가 렙솔과 스페인 카르타헤나에 설립한 윤활기유 공장은 윤활유의 원료인 윤활기유를 하루 1만3300배럴(연 63만톤)을 생산할 수 있다. SK루브리컨츠와 렙솔이 7대 3의 비율로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총 3억3000만 유로(한화 약 47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건설했다. 이 공장은 작년 10월부터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SK루브리컨츠는 울산과 인도네시아, 스페인 등 3개 공장에서 하루 7만800배럴(연 350만톤)의 윤활기유를 생산하게 됐다. 엑손 모빌(12만1300배럴)과 쉘(9만3000배럴)에 이어 윤활기유 생산 세계 3위 규모다.
그룹 측은 최 회장이 남다른 애정을 쏟았던 사업인 만큼 현지를 찾는 것이며 추가 사업 논의 등에서는 선을 그었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번 스페인행은 합작 사업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추가 사업 논의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편, 지난달 말 중국 출장길에 올랐던 최 회장은 하이닉스 우시공장과 SK종합화학 우한 NCC 공장 등 자체 사업장을 둘러보며 점검했다. 지난달 31일부터는 홍콩, 대만 등을 방문해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들과의 사업협력 방안을 모색했으며, 이달 3일 대만 최대 기업인 포모사그룹의 왕원위안 회장과의 면담을 끝으로 범중화권 출장 일정을 마무리 짓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