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연구단체 민족문제연구소(민문연)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 김용주 씨는 명백히 친일반민족행위자"라고 주장하며 새로운 자료를 공개했다.
민문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1937년 경상북도 도의원으로 당선된 후 국민총력경상북도수산연맹 이사, 국민총력경상북도연맹 평의원, 조선임전보국단의 발기인 및 경상북도지부 상임이사 등 경북 지역 고위직을 역임했다.
민문연은 김 전 회장이 고위직에 있는 동안 애국기 헌납운동을 선전했다면서 지역민들에게 군용기 헌납에 쓰일 돈을 걷을 요량으로 일본 아사히신문 국내판 1944년 7월 9일자에 실린 일본어 광고를 공개했다.
당시 국내 신문은 대부분 폐간돼 아사히신문이 주로 읽히던 때였다.
해당 광고에는 일본어로 "결전은 하늘이다! 보내자 비행기를!"이라는 제목 하에 "시국은 확실히 승리냐 죽음이냐의 결전의 한 가운데로 돌입하고 있다"고 군용기 헌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이어지며 맨 끝에 김 전 회장의 이름이 적혀있다.
민문연은 매일신보 등 당시 국내 일간지 기사와 광고도 제시하며 김 전 회장의 애국기 헌납운동을 찬양하고 독려했다고 주장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1942년 대구부민호와 조선임전보국단 경상북도지부 등이 군용기 헌납운동을 추진할 당시 경북 지역 주민 독려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민문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아사히신문 국내판 1943년 9월 8일자에 "대망의 징병제 실시, 지금이야말로 정벌하라! 반도의 청소년…"이라는 내용의 일본어 기명 광고를 싣고 조선 청년들의 징병제 참여를 촉구했다.
민문연은 와세다대학 소장자료인 '징병제 시행 감사 적미영 격멸 결의선양전선 공직자대회' 기록문 복사본을 통해 김 전 회장이 이 대회에 참석해 "가장 급한 일은 반도 민중에게 고루 일본정신문화의 진수를 확실히 통하게 하는 것"이라는 등 일제를 찬미하는 발언을 쏟아냈다고 밝혔다.
조세열 민문연 사무총장은 "김무성 대표 측은 부친의 평전 '강을 건너는 산'을 출간하는 등 부친의 친일 행적을 애국으로 미화하고 있다"면서 "민문연은 연좌제에 반대하지만 김 대표처럼 연고자의 친일행적을 왜곡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둔다"고 자료 공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 전 회장이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2009년 출간 당시에는 재원과 자료의 부족으로 해외 및 지방의 전면 조사가 불가했다"면서 "경북 지역과 일본의 협조로 추가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