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4년 만에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부상한 중국의 샤오미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자사의 성장 모델을 모방한 후발업체의 기승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 상반기 샤오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보면 큰 성장이지만 작년에 매출이 3배 이상 늘었던 점을 감안하면 성장 둔화 조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타사 제품을 모방하면서 급성장세를 구가해온 샤오미의 성장 모델을 그대로 따라하며 맹추격하고 있는 후발업체들이다.
레이 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고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혁신자이자 도전자, 파괴자였는데 갑자기 도전당하는 대상이 됐다. 그것은 위협으로 적응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WSJ는 샤오미가 이같은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은 모바일 인터넷 확산 붐을 타고 글로벌 기업을 많이 배출하며 부를 축적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성장이 전반적으로 둔화하면서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레이 쥔 CEO는 스마트폰 혁신 면에서 5년 정도의 저조기를 예상했다. 그는 “놀라움의 요소가 적어지고, 틈새 분야에 대응해 차별화할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추는, 회사에 요구되는 기간”이라며 “열쇠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유니클로, 무인양품 , 이케아처럼 질이 좋으면서도 값이 싼 물건을 생산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샤오미는 레이 쥔이 구글 모토로라 전 임원과 함께 2010년에 설립했다. 현재 고급 사양의 스마트폰을 온라인으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으며, 소셜 미디어와 충성도 높은 고객들의 입소문으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샤오미에게 낮은 가격은 중요하다. 샤오미의 고급 스마트폰인 ‘Mi Note Pro’ 64기가바이트(GB) 모델은 중국에서 3099위안에 팔리고 있다. 이는 애플 ‘아이폰6 플러스(64GB)’의 6088위안, 삼성전자 ‘갤럭시 엣지(32GB)’의 4999위안을 크게 밑도는 가격이다.
샤오미는 저가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743억 위안을 기록했다. 최근 자금 조달을 통해 기업가치는 460억 달러가 늘었다.
레이 쥔 CEO는 올해 판매 대수 목표를 8000만대로 잡았다면서도 내년도 판매 전망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설립된 지 겨우 5년된 신생 기업이다. 모든 예상이 우리에게는 지나치게 무거운 부담이 된다. 각자의 페이스를 따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샤오미는 앞으로 중국 이외에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3대 신흥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레이 쥔 CEO는 3년 후 인도 스마트폰 시장 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현지 브랜드인 마이크로맥스 인포매틱스를 제쳐야 한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