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과 디자인 벽 허문 슬림핏·노턱팬츠 판매 급증
“중년 남성 2~3분 친구들끼리 매장을 방문해 서로 옷을 골라주기도 하고, 스타일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경우를 최근에 종종 보곤 합니다. 몇 년 전 아내가 골라주던 수동적인 모습과 비교해 상당히 많이 달라진 풍경이죠.”
LF 남성복 닥스 본점 매장 점원의 말이다. 은퇴 후 시간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뉴시니어가 구매력이 왕성한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패션뷰티 업계도 꽃중년으로 불리는 뉴시니어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기술 개발 및 마케팅에 열을 쏟고 있다.
패션업계는 중장년층이 웰빙 트렌드에 몸매를 가꾸면서 젊은층과의 디자인 벽이 허물어져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갤럭시라이프스타일에서 중장년층 남성만을 위한 블루진을 출시했다. 과거 20~30대 젊은층의 옷으로 대표되던 청바지였지만 중장년층을 위해 체형 보완이 가능하도록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갤럭시 라이프스타일 관계자는 “트레디셔널캐주얼 브랜드나 2030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브랜드에서 나온 청바지는 4050 중년들에게 다소 거리감을 줄 수 있으며, 너무 스키니하거나 짧은 기장감 등으로 디자인도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블루진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LF는 중년 남성들 사이에서 슬림룩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이 눈에 띄는 경향이라고 전했다.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 측에 따르면 슬림해 보이는 노턱(no-tuck) 팬츠의 판매가 2007년에 비해 100% 이상 증가했다.
과거 중장년층으로 넘어가면서 외모에 자신감이 없어져 가리기 급급했던 것과 달리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레저활동을 통해 몸매를 가꾸며 실루엣을 드러낸 패션 경향이 중장년층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화장품 업계는 뉴시니어를 공략하기 위해 ‘안티에이징’ 기능을 제대로 발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 약 11조9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안티에이징 시장은 2020년에는 28조3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에서는 연평균 성장률이 10.1%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노화를 늦추는 항노화 솔루션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월 분당서울대병원과 ‘항노화 솔루션’ 개발을 위한 상호협력 MOU를 체결했다. 시니어에 특화된 건강기능 식품의 기획과 대사증후군, 근골격 활성화, 암 예방, 활력 증강, 멘탈 케어 등 연구에 나선다. 더불어 지난 8월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10여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항노화 신규 성분인 바이오 셀레티노이드에 관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달엔 ‘바이오 셀레티노이드’를 주요 성분으로 담아낸 아이오페 ‘슈퍼바이탈 크림 바이오 엑설런트 리치’ 제품을 출시했다. 이는 피부 건조부터 칙칙함, 잔주름, 탄력 저하까지 도미노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피부 노화 현상을 종합적으로 케어해주는 제품이다.
LG생활건강은 주름개선 효과 등 노화 방지를 위해 생명공학 기술을 접목한 화장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2010년 자사 브랜드 오휘와 차병원그룹의 차바이오앤디오스텍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출시한 ‘오휘 더 퍼스트’ 라인이다.
‘오휘 더 퍼스트’는 인체 줄기세포 배양액을 그대로 담은 생명공학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으로 전체 누적 매출이 약 3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오휘 피부과학연구소가 개발한 독자적인 피부침투 기술인 ‘트랜스킨’을 접목해 향상된 제품을 선보인 데 따른 것이다. 이 기술은 피부에 활력을 불어넣는 성장에너지 성분인 hGH와 피부장벽 강화에 도움을 주는 표피성장인자 EGF 등 각종 유효성분의 피부 침투력을 5배 이상 향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