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금융연수원 개원 20주년
“금융은 사람이 힘이다. 전문가를 많이 보유하는 것이 은행의 경쟁력이다. 지속적으로 사람을 키워 금융산업 선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한국국제금융연수원을 이끌어온 김상경 원장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밝힌 포부다. 김 원장은 ‘나는 나를 베팅한다’ 는 책으로 이름을 알린 국내 1호 여성 외환딜러로 지난 1995년 10월 글로벌 인재양성을 목표로 국제금융과 무역금융분야의 전문교육기관인 한국국제금융연수원을 설립했다. 영국은행협회 산하 IFS 금융대학과 파트너십을 맺고 영국금융분야의 축척된 금융 노하우를 한국에 전수하면서 지난 20년간 우수한 금융 인재를 배출해왔다.
김상경 원장은 “선배로서 보람이 대단하다. 외국계 은행에서 어렵게 배운 국제금융 실무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고, 한국 내 전문가를 키우고자 교육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소위 ‘잘 나가던 외환딜러’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창업에 도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원장은 “무형자산의 가치는 크다. 숫자로만 계산하면 잃는 게 많다. 수익을 좇기보다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금융은 인력이 힘이다. 지속적으로 국제 수준의 전문가를 키워내야 한다. 금융이 발전한 나라가 선진국이다. 우리도 금융이 발전해야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수원은 외환거래와 환위험, 금리위험관리 기법, 스와프, 옵션 등 파생상품에 대한 기본지식을 다루는 국제금융ㆍ파생상품과정을 비롯해 국제공인 신용장전문가(CDCS), 국제무역전문가(CITF), 국제업무보증전문가(CSDG) 과정 등을 국내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김 원장은 “국제금융기본과정이 83기까지 진행됐고 연간 3000여명의 수료생이 배출된다. 그 동안 단일 과정을 20년간 꾸준히 이끌어 오는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큰 보람과 자긍심을 갖고 있다”며 “최근 금융업계가 무역 및 신용장 외환 업무에 능숙한 전문가를 필요로 하면서 CDCS 과정이 인기가 높다. 외환은행에서는 승진 시 가산점을 부여한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CDCS 자격증 보유자는 1453명에 달한다. IBK기업은행을 비롯해 외환, 농협, 국민, 우리은행 등이 각각 100명 이상의 CDCS 자격증 취득자를 보유하고 있다.
김 원장이 교육사업을 통해 얻은 성과는 기대 이상이다. 산술적 가치를 뛰어넘는다.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국제통상전문가’과정을 실시해 재취업(수료생 120명 중 71%)에 성공시키는가 하면 여성이 금융업계 상위직에 진출하는데 필수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여성금융인력 양성에 힘써왔다. 또한 (사)여성금융인네트워크를 설립해 낙후된 여성금융인의 지위를 향상하고자 ‘금융권 여성임원 30%만들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 원장은 “금융권의 유리천장지수가 높고, 이는 경력단절로 이어진다”며 “금융권의 여성 관리자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금융권 성평등 실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지난 20년 동안 금융시장은 변화무상했다. 1997년 IMF, 2008년 금융위기를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금융산업은 기술적발전만 있을 뿐 기능적 측면에서 퇴보하고 있다”며 “금융개혁이 절실하다. 뱅킹 매니지먼트 역량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경영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 그럴려면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은 은행 전문가를 키워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