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직원들을 동원해 2012년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원세훈(64) 전 국가정보원장이 보석으로 풀려나게 됐다.
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는 원 전 원장의 보석신청을 인용 결정했다.
재판부는 "두 번의 공판준비기일을 통해 향후 원 전 원장과 검찰 모두 주장을 정리하고, 입증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판단돼 바어권 보장 차원에서 보석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원 전 원장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지난 7월 원 전 원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주요 증거들이 효력이 없다고 판단해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면서도 보석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대법원은 증거능력의 상당 부분을 '효력이 없다'고 판결해 사실상 2심 결론을 뒤집으면서도 보석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아 원 전 원장을 풀어줄 경우 비난여론이 일 것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원 전 원장은 취임 이후 국정원 사이버 심리전단을 통해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반대하는 댓글을 달거나 트위터 글을 올리게 하는 등 국내 정치에 관여하고 2012년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2013년 6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는 국정원법 위반만 유죄로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모두 유죄로 판단하며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원 전 원장을 법정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