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진퇴양난

입력 2015-10-1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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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가 입장차 커 “조건 안맞으면 포기” 밝혔지만 물류부문 확대 위해 인수 절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뉴시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본입찰이 마감된지 한달 가까이 지났지만 ‘매각 가격 협상’이라는 큰 산을 넘지 못하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자인 KTB 프라이빗에쿼티(PE) 측이 현대백화점이 본입찰에 제시한 인수가 4700억원보다 높은 금액에서 매각하기를 희망하고 있어 거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현대백화점이 4700억원의 인수가를 제시하면서 매각 주관사가 기대했던 7000억원 선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과 KTB PE-큐캐피탈 측은 지난달 16일 매각 본입찰 이후 한 차례 접촉했지만, 매각가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KTB PE 측은 원매자가 현대백화점 1곳으로 압축된 상황이지만, 인수조건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이 인수 제안가를 조정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KTB PE가 동부건설 인수전에도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동부익스프레스 매각가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동부익스프레스가 비싸게 팔릴수록 KTB PE로서는 동부건설 인수 부담이 줄어드는 인과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KTB PE가 지난해 큐캐피탈파트너스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3100억원에 인수할 당시 지불 대금에는 동부건설이 후순위로 투자한 500억원이 포함됐다. KTB PE가 동부익스프레스를 비싸게 팔수록 동부건설이 거머쥐는 현금이 많아지는 구조다.

정 회장은 표면적으로 ‘조건에 맞지 않으면 포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물류부문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어서 인수 의지는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와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정 회장 입장에선 이번 인수전이 무산될 경우 동부익스프레스가 경쟁사로 넘어갈 부담도 안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 불참한 경쟁사인 CJ나 신세가 여전히 동부익스프레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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