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미(43)가 돌아왔다. 1993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국내 최고 권위의 한국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그다. 비록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 투어가 아닌 시니어 무대지만 그의 귀환에 찬사를 보내는 골프팬이 많다.
정일미는 지난 7일 전남 영광컨트리클럽 오션ㆍ밸리 코스(파72ㆍ5754야드)에서 열린 KLPGA 2015 영광CCㆍ볼빅 시니어 투어 파이널 위드 SBS 13차전(총상금 8000만원ㆍ우승상금 1600만원)에서 10위에 올라 시즌 상금 3618만4434원으로 2위 서예선(44)을 약 270만원 차로 따돌리고 시니어 투어 상금왕을 차지했다.
올 시즌 KLPGA 시니어 투어는 정일미를 위한 무대였다. 정일미는 시니어 투어 13경기에 출전해 4월 열린 센추리21CCㆍ볼빅 시니어투어 1차전 우승 포함 12차례나 톱10에 진입했다. 그중 7개 대회는 톱3에 들었다. 톱10에 들지 못한 대회는 경기 중 기권한 4차 대회뿐이다.
각종 타이틀도 전부 정일미의 차지였다. 평균타수(71.32타)는 홍희선(44ㆍ72.59타)을 제치고 1위에 올랐고, 평균퍼트(30.60)는 심의영(55ㆍ31.00개)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톱10 피니시율(92.31%)도 단연 1위다. 시니어 투어 상금왕에 오른 정일미는 내년 시즌 KLPGA 투어 상ㆍ하반기 대회에 각각 1차례씩 초청받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2011년 이후 5년 만의 정규 투어 나들이다.
현재 호서대학교 골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정일미는 “항상 투어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며 “나에게 시니어 투어는 정말 소중한 존재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정일미는 “상금왕을 차지하게 돼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 앞으론 시니어 투어의 부흥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KLPGA 투어 통산 8승을 거둔 정일미는 한때 한국 여자골프의 1인자였다. 그는 1993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여자오픈을 제패한 후 2002년 프로 신분으로 다시 한 번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국내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2004년에는 33살의 늦은 나이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도전했지만 소중한 경험을 쌓는 것으로 만족했다. 1999년에는 KLPGA 대상을 수상했고, 2000년에는 KLPGA MVP 수상 영예를 안았다.
2011년 정규투어를 끝으로 팬들 곁을 떠난 정일미가 이젠 시니어 투어 부흥을 위해 나선다. 그의 행보에 한국 골프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