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주, 고령 부친 이용해 분쟁 초래…정신이상자 매도한 적 없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사진>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롯데는 한번도 경영권을 분리한 적 없다"며 "한국 풍습과 일본이 마찬가지, 장남이 (후계자) 맞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직접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신 총괄회장은 이어 위임장 내용 충분히 숙지하고 어떤 내용인지 알고 서명한거냐는 질문에 "후계자 장남이 될 것"이라며 "장남이 후계잔건 당연한 일 아니오. 간단한 문제야. 그걸로 시끄럽게 했다"고 답했다. 이어 건강을 묻는 질문에는 "좋습니다"고 말했다.
이날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으로부터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경비 인력 교체를 요구받는 과정에서 호텔롯데 34층에 위치한 신격호 회장 집무실을 전격 공개했다.
한편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의 관할 문제를 놓고 형제간의 갈등이 빚어졌다.
신 전 부회장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6개 요구사항이 담긴 통고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통고서에는 자신에 대한 감시를 즉각 중단하라며 집무실 직원 교체와 CCTV철거, 통신 및 방문 방해 중단 등이 담겨있고 이에 불응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어 신 전 부회장측은 오후 4시쯤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에 들어가 비서 등 직원 교체와 내부 정리 작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측과의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고령의 신격호 총괄회장을 이용해 불필요한 논란을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 총괄사장은 이날 “확인되지 않은 제 3자를 대동하고 출입하면서 인터뷰와 회장님 명의의 문서를 만들고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고령의 총괄회장님을 이용해 분쟁과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 사장은 "롯데는 고령으로 병약한 신 총괄회장을 늘 염려해왔으며 정신이상자라고 매도한 적은 한번도 없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사진, 녹취, 동영상 등을 의도적으로 노출하는 것이 과연 신 총괄회장의 명예를 위한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롯데는 기업지배구조 개선 및 투명성 강화 등을 국민과 약속했으며 현재 롯데에 중요한 건 이를 지켜나가는 것"이라며 "신 전 부회장은 롯데가 한 개인이나 일가가 소유한 사유물이 아닌, 임직원과 주주, 국민이 함께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필히 인지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소 사장은 이날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호텔 집무실 관할을 놓고 신 전 부회장 측과 충돌이 빚어진 것과 관련해 "신 전 부회장 측이 사전 협의도 없이 불시에 호텔에 와 다수 투숙객이 있는 호텔 영업을 방해하는 등 논란을 조성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