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 때 가장 힘든 것이 주연 배우 캐스팅입니다. 주인공을 연기할 주연의 경우, 보통 10~20명의 연기자를 후보군으로 결정하고 1순위부터 섭외에 들어갑니다. ‘대장금’과 ‘허준’의 여자 주연 경우, 6명 정도의 주연 후보에게 거절당한 뒤 7번째 후보였던 이영애, 황수정에게 주연 자리가 돌아갔어요.”사극 연출 거장이라는 이병훈 PD가 연기자 캐스팅에 대한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말한 것이다. 방송사와 외주제작사가 급증하고 한류 등으로 스타와 주연급 연기자의 수요가 폭발하면서 주연 캐스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예외인 사람이 있다.
고현정 조인성 나문희 김혜자 윤여정 고두심 주현 김지영 김영옥 주현 박원숙 신성우 성동일 이광수…이들은 한 드라마 출연자들이다. 엄청난 캐스팅이다. tvN이 개국 10주년을 맞아 2016년 5월부터 방송할 특별기획 드라마‘디어 마이 프렌즈’출연 연기자들이다. 톱스타 군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노희경 작가다. 노희경 작가가 이 드라마의 극본을 집필한다.
고현정은 이 드라마 출연을 결정한 직후“노희경 작가에게 제안을 먼저 받았고 내용이 매우 좋아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제안을 받고 기분이 아주 좋았다”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다른 연기자도 대부분 고현정과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스타 연기자나 중견 연예인을 만나면 노희경 작가의 작품을 출연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한다. 심지어 출연료를 받지 않고 출연할 의향도 있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스타도 적지 않다. 일부 스타는 기자에게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 출연 의사가 있다는 것을 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하고 일부 스타는 노희경 작가를 한번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왜 수많은 스타가 노희경 작품 출연을 간절히 바라는 것일까. 작품의 완성도와 사람 냄새 나는 작품 세계가 가장 큰 이유다. 노희경 작가는 막장 드라마가 홍수를 이루고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자극성과 선정성, 폭력성을 극대화하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에게 감동과 의미를 주는 작품을 지속해서 써왔기 때문이다.
1995년 단막극 ‘세리와 수지’에서부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내가 사는 이유’‘거짓말’‘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바보가 같은 사랑’‘화려한 시절’‘꽃보다 아름다워’‘굿바이 솔로’‘그들이 사는 세상’‘그 겨울, 바람이 분다’‘괜찮아, 사랑이야’등 노희경 작가의 작품은 대부분 삶의 진정성이 오롯이 살아 있으면서도 완성도가 높은 드라마들이다. 노희경의 드라마에는 ‘인간’이 있고 ‘인생’이 있다. 그리고 진한 삶의 냄새가 깃들어 있다.
수많은 시청자가 노희경 작품에 감동을 하고 스타들은 출연한 노희경 작품을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는 경우가 많다. “노희경 작품을 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예쁘다고 하고 그녀의 대사는 내 가슴속에서 쉽게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굿바이 솔로’‘그들이 사는 세상’ 등 노희경의 작품에 많이 출연한 중견 연기자 나문희의 말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노희경 작가와 첫 작업을 한 톱스타 현빈은 “노희경 작가님의 대본을 읽을 수 있고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연기하는 동안 내연기가 혹시 대본에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될 만큼 아름다운 글이었습니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노희경의‘꽃보다 아름다워’주연으로 연기대상까지 받은 고두심은 “전 노희경 작가와 인연이 없었는데 ‘꽃보다 아름다워’를 통해 노희경 작가를 만났어요. 매회 작품 극본을 읽는 순간 내 자신부터 감동 했어요. 연기자가 극본을 읽는 순간 감동을 하면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겨요. 노희경 작가의 작품은 사람의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해주는 정화제 같아요”라고 말했다
드라마 작가이자 현재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으로 있는 이금림 작가는 “노희경은 맑고 따뜻한 눈을 가진 작가”라고 말한다. 노희경 작가의 삶은 그녀가 쓴 작품과 많이 닮았다. 힘든 상황에 부닥쳐있는 북한 어린이나 제 3세계 어린이들에게 늘 따뜻한 손을 내밀고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이가 노희경이다. 이런 노희경의 따뜻한 마음 역시 수많은 스타가 그녀의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스태프나 연기자들에게 고생시키지 않기 위해 매번 극본작업을 거의 마무리 한 상태에서 드라마를 시작한다. 노희경 작가는 지난 20년 동안 단 한 번도 쪽대본을 써본 적이 없다.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이 작업을 하는 곳이 드라마 제작 현장입니다. 제가 쪽대본을 주면 수많은 사람이 고생하잖아요. 전 극본을 방송제작 전 대부분 완성하고 시작해요. 그렇지 않으면 수백 명이 너무 힘들어지니까요.”
노희경 작가는 함께 작업하는 연기자에게도 지극한 배려와 따뜻한 마음을 쏟는다. ‘그들이 사는 세상’방송 때 여자 주연인 송혜교에 대한 연기력 논란이 커지자 노희경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송혜교는 가장 성실한 연기자이고 방송이 진행될수록 캐릭터 소화력과 연기력이 좋아진다. 정말 좋은 배우다. 애정으로 지켜봐 달라”고 진심어린 당부를 할 정도다.
데뷔 때부터 연기력 부족으로 비판을 받다가 노희경 작가의 ‘굿바이 솔로’를 계기로 연기파 배우로 거듭난 김민희는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도와준 노희경 작가께 감사드려요. 노희경 작가님은 일에 대한 재미를 붙이게 해준 분이죠. 연기를 하면서 행복하고 재미있다는 느낌을 느끼게 해준 분이예요. 그 분을 만난 후로 김민희의 인생과 배우 생활이 달라졌어요”라고 했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수많은 스타들이 노희경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 것이다.